충남도의회가 구제역 매몰지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단순 보고받는 수준에 머물며 형식에 그쳤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도의회가 방문한 매몰지는 충남도가 미리 선정한 곳으로, 점검을 위해 준비된 만큼 평소 관리가 충실히 이뤄졌는지에 대한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충남도의회 농수산경제위원회는 제244회 정례회 기간인 지난 1일 천안시 수신면 신풍리에 소재한 구제역 가축 매몰지 현장을 방문했다.

강철민 농수산경제위원장(태안2)을 비롯해 농경위 의원들은 이날 현장을 방문해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관리 현황을 보고받은 후 주변 관리 상태를 살펴보는 등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이날 찾은 매몰지는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신풍리에 소재한 것으로 지난 1월 2일 젖소 86마리와 한우 28마리 등 총 114마리의 가축이 매몰됐다.

매몰 후 지난달 30일까지 침출수는 총 5.09톤이 추출돼 병천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됐으며, 악취 방지를 위해 유용미생물 46ℓ가 살포됐다.

현재 책임 관리자로는 충남도 축산과와 천안시 동남구청 관계자가 지정돼 함께 관리하고 있다.

현장을 방문한 농경위 의원들은 매몰지 주변을 살펴 본 후 가스 배출구를 열고 악취를 확인하는 등 매몰지 상태를 구석구석 점검했다.

점검 결과 매몰지 주변 배수로 정비를 비롯해 비닐덮개, 침출수 수시 수거, 유용미생물 적극 활용 등 특별한 문제없이 관리가 철저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매몰지 방문을 놓고 보다 실효성 있는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미리 도청에서 준비한 매몰지를 단순 방문하는 것만으로는 평소 매몰지 관리가 성실히 되는 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문가 없이 도의원만으로 구성된 현장 점검도 아쉽다는 평이다.

이와 관련 매몰지 점검에 보다 전문적인 견해가 요구되는 만큼 도의원 이외에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동반해 심도 있는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또 현장 점검을 위해 이미 마련된 매몰지 외에 불특정 매몰지를 선정해 동시에 점검을 실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강철민 농경위위원장은 “물론 불특정 현장을 방문해야 하는 지적도 맞다”며 “그러나 이번 현장 점검은 공직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실시한 것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gaem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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