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비싸지만 행사가 끝나면 기름값이 더 오를까봐 미리 채워두러 왔죠.”

직장인 박모(33·대전시 동구) 씨는 4일 출근시간에 주유소에 들어갔다가 보기 드문 풍경을 목격했다. 붐비는 출근시간임에도 차량이 가득 들어차 있는 데다 2~3대 가량의 차량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것.

박 씨는 “내일과 모레는 더 붐빌 것 같아 조금 이르긴 하지만 오늘 기름을 넣기로 했는데 이미 주유소가 붐비고 있다”며 “유가할인행사 종료를 앞두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운전자들이 기름을 넣으러 온 모양”이라고 말했다.

유가할인행사 종료를 앞두고 많은 운전자들이 주유소로 몰리고 있다. 이미 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가격이 쌀 때 주유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생각에 많은 운전자들이 주유소를 찾은 것이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대전지역 휘발유가격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ℓ당 1927.62원으로 전날보다 소폭 인상되며 5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고, 경유 역시 1749.00원으로 8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이같은 유가 상승세는 7일을 기점으로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지난 4월 7일 자정부터 3개월간 한정 실시됐던 정유사 공급가 100원 할인 행사가 7일 자정을 기해 종료되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운전자들이 100원 할인을 체감하지는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행사를 통해 유가가 보합세를 이뤄왔던 것을 감안할 때 향후 유가 폭등은 물론 유가 상승세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다.

이날 주유소를 찾은 화물차 운전자 최모(46) 씨는 “평소 내릴때는 찔금, 올릴때는 대폭으로 가격을 책정했던 국내 정유사와 주유소들의 행태를 감안할 때 행사가 끝나면 기름값이 대폭 인상될 것이라는 운전자들의 걱정이 심해지고 있다”며 “정유사에 꼼짝도 못하는 정부가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지금은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비꼬았다.

이같은 우려로 인해 이날 일부 주유소에서는 많은 운전자들이 몰렸지만 주유소 관계자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최근 재고가 바닥나는 등 주유소의 유류 보유량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 갑자기 고객들이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할인 마지막 날인 6일까지는 더 많은 주유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주유소 간 ‘기름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오늘 하루 매출이 어제에 비해 40% 증가했는데 다시 말하면 주유소 유류 재고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이라며 “그냥 팔자니 내일을 못 버틸것 같아 판매량을 제한해볼까 했지만 신고가 들어가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서 아는 대리점이라는 대리점에는 다 연락해 기름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행사 종료 직전인 6일 퇴근시간은 대부분의 주유소들이 ‘기름 구하기 전쟁’을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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