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전당대회 쇄신풍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충북정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역정가가 주목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한 새 지도부는 ‘쇄신과 화합’을 내세워 총선 승리를 향한 대장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대표최고위원에 선출됐고, 친박계열의 유승민 의원이 2위를 차지해 친박계의 파워를 실감케 했다. 한나라당 새 지도부는 40대와 50대로 구성되면서 당내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또 새 지도부는 계파색이 옅은 데다 정치적 개성이 강해 독자적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이며, 당내 새롭게 구축된 권력지형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충북정가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충북에서는 친이계 보다 홍준표 후보, 친박계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충북지역의 성향이 내년 4월 총선을 위한 공천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선거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정우택 전 충북도지사의 지명직 최고위원 입성이 관심사다. 친박계로 분류된 정 전 지사는 홍준표 후보가 대표최고위원으로 당선되면서 최고위원 입성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지난 해 안상수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에 선출되는 과정에서 안 대표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 홍 대표는 정 전 지사를 충청권 몫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추천했으나 정 전 지사가 밀렸다.
홍 대표가 최고대표위원에 선출됨에 따라 정 전 지사의 지명직 최고위원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최고위원에 임명될 경우 내년 4월 총선에서 청주 상당구 출마를 굳힌 정 전 지사의 선거가도가 탄탄해질 수 있다.
또 정 전 지사는 최소한 청주·청원지역의 한나라당 선거전의 선봉장 역할을 하면서 선거를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의 후보군으론 어렵지 않겠냐는 지역여론을 종합할 때 청주·청원지역에서 또 다른 경쟁력있는 인물과 함께 쌍끌이 선거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지 여부도 선거판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민주당도 이 같은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이후 변화되는 모습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쇄신풍을 일으키는데 성공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한나라당 쇄신풍이 지역정가에 영향을 미칠 경우 선거판도 변화를 예상했다.
이밖에 친박계에 힘이 실리면서 계파간 공천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중부4군과 청주·청원, 남부3군에서의 경선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예상되는 공천 후유증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총선 승리의 관건이다.
한나라당의 한 당원은 “새로운 당 지도부가 쇄신론을 내세우며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며 “이번 새 지도부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야당지역으로 전락한 충북에서 역전분위기를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