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2호선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 원로들이 정용기 대전 대덕구청장의 잇단 정치적 행보를 질타하고 나섰다.

송인섭 대전상공회의소 회장과 정성욱 대전개발위원회 회장, 이상윤 대전사랑시민협의회 회장 등 지역의 원로 3인은 30일 김연풍 대덕구 부구청장을 만나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당초 이들 원로들은 이날 정용기 구청장을 만나 그동안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고, 지역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고언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 청장이 '건강검진'을 이유로 사전 미팅약속을 깨는 바람에 대신 부구청장에게 이 같은 제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로들은 이날 “시와 구는 상호 협력을 통해 지역발전을 위해 애써야 한다”며 “대전도시철도 2호선 예타를 막기 위한 국회 상경투쟁은 구민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며, 구민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빨리 업무에 복귀해 현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역여론을 전달했다.

이처럼 지역 원로들이 대덕구를 방문, 지역의 여론을 전달하기에 이른 것은 정 청장이 지난 28일부터 도시철도 2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중단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후 이날 뚜렷한 명분도 없이 단식을 중단한 후, 또 다른 분란을 예고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 총장은 이날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밝힌 지, 만 사흘도 안 돼 단식을 중단하면서 “국회 상경투쟁을 통해 대전시가 정부에 신청한 도시철도 2호선 예타 통과를 막겠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의 예타 통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다고 선언한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지역의 교통관련 전문가들은 정 청장 등 일각의 무리한 주장을 경계하며, 도시철도 2호선의 예타 탈락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교통전문가는 “현재 대전시의 도시철도 2호선 계획안을 보면 B/C(경제성 분석)가 1.0 미만으로 예타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며, 대덕구의 주장을 수용할 경우에는 더욱 더 어렵게 된다”며 “지자체와 지역 국회의원, 시민, 출향 인사 등 지역의 역량을 결집해도 통과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 같은 무리수는 자칫 지난 2006년도와 같이 ‘예타 탈락’이라는 비운을 반복토록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역 간 이견과 잡음이 심한 대규모 재정사업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배척하는 중앙부처 공직자들의 업무 처리 관행을 감안할 때 정 청장과 일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의 일련의 반대 움직임은 결국 도시철도 2호선의 정상적인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시민들은 정 청장의 잇단 정치적 행보를 질타하며,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의 시급성을 지적하고 있다.

시민 최모(46·대덕구 오정동) 씨는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구청장이 오히려 도시철도 2호선의 예타 통과를 막겠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작태”라며 “그가 과연 대덕구, 나아가 대전시와 대전시민를 위한 선출직 단체장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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