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 광천읍 등 석면광산이 있었던 5개 마을 주민들에 대한 건강영향조사 결과 집단으로 폐질환이 발견돼 석면 공포가 현실로 다가왔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지정돼 '죽음의 먼지', '침묵의 살인자' 등으로 불리는 석면에 의해 질병이 발병하면 치명적이다.

이처럼 석면은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이지만 지난 1970년대 이후 단열과 방음이 뛰어난 것은 물론 값이 싸다는 이유로 건축자재나 공장 등의 단열재로 사용됐다.

또 당시 지어졌던 주택 지붕을 석면이 많이 함유된 슬레이트로 설치하고 방직공장에서도 석면포를 제작·판매하는 등 일상생활에 널리 사용됐다.

이렇게 생활 곳곳에 사용된 석면이 20~30년이 흐른 지금, 그 폐해가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호흡기 등을 통해 인체에 들어온 석면은 폐에 박혀 빠져나가지 않고 20~30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석면폐증, 악석중피종, 폐암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한 국석면환경협회 대전·충청본부 송영식 실장은 "석면가루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자각증상도 없다는 게 무서운 점"이라며 "수십 년에 걸쳐 잠복기를 거친 후 발병하기 때문에 70년대 사용됐던 석면 폐해가 이제서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면 폐해를 뒤늦게 깨닫게 된 정부는 지난 2007년 7월 '석면관리 종합대책'안을 마련하는 등 석면관리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이 안에 의해 정부는 석면자재 사용이 의심되는 학교시설을 비롯해 군 보유 건축물,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해 석면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9월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100개 학교를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88곳에서 석면이 검출됨에 따라 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석면 오염실태를 조사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이 1986년에, 일본이 2005년에 이미 학교의 석면문제 해결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정부의 실태조사는 한참 뒤늦은 것이다.

또 석면 함유자재 사용지점 등을 기록한 석면지도를 작성한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석면지도가 작성된 곳은 서울 메트로 2호선 등 일부분에 불과한 실정이다.

송 실장은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석면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게 드러나 법률정비는 물론 석면지도 등을 작성해 석면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하루빨리 법령, 조례 등을 통해 석면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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