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은 걷기를 싫어한다?
충북 도민들의 눈에 비치는 경찰은 거주지역에 대해 도보순찰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저조한 도보순찰 비율보다 자동차 순찰 비율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절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휴가철을 한 달여를 앞둔 요즘 경찰이 주민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도보순찰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북경찰이 최근 충북 도민을 대상으로 벌인 ‘고객만족도 조사결과의 도보순찰과 자동차 순찰 접촉횟수’ 자료에 따르면 도민들이 느끼는 충북경찰의 도보순찰 접촉횟수에서 ‘최근 한 달 내 우리 거주지역을 도보순찰 하고 있는 경찰관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응답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를 지난 5월 개서한 청주청남서를 제외하고 충북 도내 11개 경찰서 별로 살펴보면 영동서는 ‘도보순찰 경찰관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주민 응답 비율에서 64.3%를 기록해 가장 도보순찰을 하지 않는 경찰서로 지목됐다. 이어 청주흥덕서와 충주서, 단양서, 진천서가 60%로 뒤를 이었다.
음성서는 53.3%를 기록했고 청주상당서와 제천서, 보은서, 옥천서는 응답자의 46.7%가 ‘도보순찰 경찰관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반면, ‘도보순찰 하는 경찰관을 5번 이상 봤다’는 응답 비율은 도내 대부분 경찰서에서 30%를 넘지 못했다. 심지어 보은서와 제천서는 0%를 기록하는 오명을 썼다.
저조한 도보순찰 비율에 반해 충북경찰의 자동차 순찰 비율은 높았다. 순찰을 도는 경찰관들이 대부분 시간을 순찰차 안에서 보낸다는 뜻이다.
대로변 위주로 이뤄지는 자동차 순찰은 골목이나 주택가 등 지역을 구석구석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동차 순찰 비율에서 ‘최근 한 달 내 우리 거주지역을 순찰하고 있는 경찰 순찰차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응답은 전체 평균 12.4%를 기록했다.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도보순찰과 비교해 자동차를 타고 순찰을 도는 경찰관의 모습이 그만큼 주민들의 눈에 자주 비친 셈이다. 특히 ‘순찰하고 있는 경찰 순찰차를 5번 이상 봤다’는 응답은 전체 평균 42%를 기록했고 도내 11개 경찰서 대부분이 40~60%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한데다 교대근무는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눈에 도보순찰보다 차량순찰 비율이 높은 것처럼 비춰진 것 같다”며 “휴가철을 앞두고 인력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면 우범지대 쪽으로 도보순찰을 집중하거나 자전거나 오토바이 등 기동성이 뛰어난 장비를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