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기지개를 켜던 한화가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안착했지만 단 하루만에 어깨 부상 등의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29일 류현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재활 군으로 내려보내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로 인해 팀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마당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앞서 류현진은 지난 28일 문학 SK전에서 수확한 승리로 박현준(LG) 장원준(롯데) 윤석민(KIA) 아퀼리노 로페즈(KIA)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또 지난 14일 대전 KIA전 이후 3연승과 동시에 탈삼진을 5개 추가, 올 시즌 총 108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았던 한화의 에이스가 올 시즌 뜻하지 않은 악재에 부딪혀 고개를 떨궜다.
더욱이 올 시즌 류현진은 기대감과 불안감이 항상 공존하고 있었다. 최근 류현진의 왼쪽 어깨가 뭉친 탓에 자신이 원하는 투구와 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8개 구단 투수를 통틀어 송승준(롯데), 리즈(LG)와 함께 패전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다.
게다가 올 시즌 홈런 12개를 허용하며 ‘홈런공장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을 얻었고 이 부분에서도 불명예 1위에 찍혀 있다.
이 때문일까.
올 시즌 류현진은 다승왕의 욕심을 버렸다.
지난 2006년 다승, 평균 자책점, 탈삼진 1위로 투수 삼관왕에 이어 지난해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류현진이 다승왕을 버린 것은 이례적인 일.
류현진은 “다승에 욕심이 없다. 팀의 승리만 생각하고 공을 던지겠다”며 “부상을 염려하는 팬들이 많은 데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재활이 끝나면 제구 위주로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이제 중반을 넘어섰고 류현진 역시 앞으로 12~13번의 등판 기회가 남았다.
결국 승리에 대한 만족만큼이나 스스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절실한 상태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