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과 최고위원을 뽑는 7·4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주자 7명은 28일 충북 청주 선프라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충남·충북 비전발표회를 통해 충청 민심을 집중 공략했다.
각 후보는 세종시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문제 등을 거론하며 충청지역 대의원과 당원의 표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첫 발표자로 나선 남경필 후보는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도 국민은 믿지 않는데, 충절의 고장인 충청도민이 더할 것이다. 세종시 이전, 과학벨트 지정, 신공항 유치문제를 모두 (공약과 달리) 뒤집으려다 충청인의 자존심을 다치게했다”며 “세종시 원안 추진과 ‘플러스 알파’를 찬성하는 등 소신과 원칙을 지킨 저를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 후보는 “대전·충남·충북은 세종시와 과학벨트 발전의 중심지로, 이제 중국과 당당히 겨루고 글로벌화돼야 한다. 제가 (충청도를) 세계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앞으로 각 후보간 인신공격하는 진흙탕 싸움을 중지할 것을 엄중 경고한다”며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원과 국민을 실망시키는 후보가 있으면 즉각 사퇴시켜한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후보는 “국회가 법률로 약속하고 대통령이 공약한 세종시 원안 추진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하고, 과학벨트도 공약이 아니라고 거짓말한 점에 대해 충청도민께 사과한다”며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하고, 플러스 알파 없을 것이라고 협박한 사람이 대표가 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희룡 후보도 “세종시 등 국책사업과 관련해 충청도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점 반성하고 집권여당으로서 세종시와 과학벨트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제가 당대표가 되면 충청지역 인사들을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에 포진시켜 한나라당에 대한 충청도의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홍준표 후보는 “당에 대한 충청도의 지지율이 내려갈 때까지 내려갔다. 국책사업도 우여곡절 끝에 정리됐기 때문에 충청권 민심을 확보할 것이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 때 충청지역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후보는 “세종시 수정안이 통과할 때 저와 남경필, 권영세 후보만 반대했다”며 “충청권의 균형발전을 위해선 저를 선택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는 “내년 11월 대선 필승카드는 박근혜 전 대표뿐이다. 2004년부터 오늘까지 단 하루도 박 전 대표를 배반한 적 없는 제가 정권재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후보는 “충청도는 충절과 평화의 고장인데, 지금은 갈등의 상징지역이 됐다. 정치인이 표만 생각해 충청도를 이용한 결과”라면서 “충북 출신의 반기문 UN사무총장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강단과 저력으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저도 그러한 뒷심으로 한나라당을 새롭게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비전발표회에 앞서 선프라자컨벤션센터 앞 광장에 모인 600여 명의 지지자들은 각 후보진영으로 나뉘어 북과 꽹과리 등을 치면서 서로 기싸움을 벌였다.
김수한 당 선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충절의 고장, 자랑스러운 충청도의 중심인 청주에서 대한민국 운명을 판가름할 전당대회 비전발표회를 갖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경기’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열린경선, 정책경선, 클린경선이 지켜지도록 후보들에게 당부한다”고 말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