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내달 전국 20여 대학에 대해 등록금 등 전반적인 감사를 벌일 예정인 가운데 충북지역에서는 어느 대학이 포함될 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충북지역의 대표사학인 청주대와 서원대의 경우 학생들로부터 고액의 등록금을 받아 이를 다 쓰지않고 다소 용도가 불분명한 '적립금'으로 넘겨 비난을 자초해왔다. 이같은 이유 등으로 이들 대학들의 감사 포함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청주대·서원대 등 적립금 비율 높아

교육과학기술부가 밝힌 사립대 회계결산자료에 따르면 청주대의 경우 지난해 등록금 수입 중 263억 원을 적립금으로 넘겼다. 무려 등록금의 20.9% 규모다. 또 다른 사학인 서원대 역시 지난해 등록금중 60억 원을 적립금으로 전환했다. 이 역시 등록금의 10.3%다. 청주대와 서원대는 전국 100개 사립대 중 각각 적립금전환 대학 4위와 17위로 조사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적립금은 대학이 특정사업(연구·건축·장학 등)에 쓰기 위해 별도로 예치해 두는 준비금. 청주대의 적립금 규모는 △2009년 2014억 원 △2010년 2186억 원에서 올해는 2535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같은 적립금중 무려 2127억 원이 건축에 쓰일 예정이다. 문제는 학생들의 장학금등으로 재투자되는 비율은 극히 적고 대부분이 학교건축에 쓰인다는 점이다. 쓰여지는 건축비와 감가상각비 또한 부풀려지는 등 적립금 집행이 투명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 상황이다.

또 다른 문제는 법인으로부터 학교회계로의 전입금은 거의 없는 상태라는 점이다. 청주대가 밝힌 지난해 법인전입금은 1억 7976만 원. 사학재단이 건축비용을 전혀 출연하지않고 등록금을 전환해 학교건축을 한다는 것 자체가 비난받을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감사원, 적립금 규모 등 감사 착수

감사원은 지난 26일 내달 초부터 20여 개 대학을 선정, 등록금 예비 감사를 벌일 예정임을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예비조사 대상은 적립금 규모와 불용률, 등록금 의존율, 재학생 충원율, 인건비 비율 등 대학의 재정과 운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감사원은 예비조사 과정에서 부실이 심한 대학은 표본으로 선정해 본감사에 준해 감사를 벌이는 등 예비조사의 범위와 강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본감사 대상은 예비조사 결과, 지역ㆍ규모별 균형 등을 고려해 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감사원은 특히 이번 감사에서 대학과 학생, 학부모 등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감사 결과의 공정성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감사기획단계부터 '교육재정 감사 자문위원회'를 구성,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의 한 대학관계자는 "대학이 미래 투자를 위해 적립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이를 법으로 정하는 등 적정 규모를 적립하고 나머지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교육으로 풀어야 한다"며 "이번 감사를 통해 적립금 규모와 등록금에서 남긴 금액, 인건비 비율 등에 대한 종합적인 감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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