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말(26일) 저녁 대전시 대덕구의 한 한우전문식당은 최근 크게 줄어든 손님 탓에 매장 절반이 비어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곳은 한우 1등급 이상의 상품 만을 취급하는 곳으로, 현재 등심 200g에 3만 원 등 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 때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발길을 돌려야 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이 식당은 몇개월 새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2 한우를 기르는 축산농 박모(45) 씨는 며칠 전 중요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대전시 유성구의 한 한우전문식당에 들어갔다가 식당 주인과 언쟁만 벌인 채 돌아왔다.

한우 가격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그 식당은 여전히 비싼 가격을 내걸고 있는 데 화가 났기 때문이다.

박 씨는 “한우 유통가격이 낮아진 지 수 개월이 지났음에도 식당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이런 식당들이 많아질수록 소비자의 외면이 심해져 한우농가까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역 한우전문식당들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최근 공급량 증가와 수요 감소로 한우가격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식당은 판매가격을 동결하거나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달 대전지역 한우 1등급 등심 100g의 소매가격은 6103원으로 전달보다 8.1% 하락했고, 경매가격 역시 지난 24일 기준 한우 거세우 지육 1㎏에 1만 2762원으로 전월대비 6% 낮아졌다.

그러나 지역 한우전문식당의 경우 등심 200g 3만 원의 가격이 수개월 째 동결되거나 일부 식당의 경우 판매량을 150g으로 줄이고 가격을 낮추는 등 시중 가격 흐름과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한우전문식당들은 한우 가격이 낮아지긴 했지만 채소값 및 인건비 등 운영비가 높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한 식당 업주는 “한우가격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낮아지긴 했지만 건물 임대료나 인건비, 채소가격 등이 지난해보다 오른 상황이라 가격을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구제역 이후 손님이 크게 줄어들었는데 여기서 가격을 내리면 식당 손실분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우 식당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소비자들의 한우 소비패턴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식당에서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먹느니 집에서 같은 값에 더 많은 양을 먹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대덕구 오정동의 정육식당가 관계자들은 최근 한우를 식당에서 먹는 소비자들보다 포장해 가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싼 가격에 더 많은 양을 구입할 수 있는 만큼 포장해서 가져가는 손님들이 정확하진 않지만 한달 새 30%는 늘어난 것 같다”며 “여기에 나들이용으로 한우를 구입해가는 소비자들도 쉽게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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