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부터 내린 폭우로 침수된 진천군 덕산면 용몽리 수박밭에서 한 농민이 출하를 앞두고 진읅범벅으로 폐기처분해야 할 수박을 바라보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물 폭탄'이 충북지역을 휩쓸었다. 지난 22일부터 닷새동안 강한 바람을 동반한 '장마'에다 태풍 '메아리'까지 겹치면서 충북지역 곳곳에서는 구제역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유출되고 낙석과 시설하우스 침수 등 호우피해가 잇따랐다. 보은지역이 375.5㎜로 최고를 기록했고 청주 250.5㎜, 제천 286.5㎜ 등 300㎜ 가까운 강수량을 기록했다.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유출

이번 호우로 충주시 앙성면 저전마을 구제역 매몰지 주변에 설치한 저류조에서 또 다시 침출수가 흘러나왔다. 이곳에 설치된 저류조는 매몰지 추가 침출수 유출을 막고 기존의 매몰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충주시가 임시로 설치한 것이다.마을 주민들은 26일 "그동안 매몰지 인근 개울에 검붉은 기름 덩어리가 둥둥 떠다니는 등 악취가 심해 침출수가 유출된다는 민원을 제기했다"며 "시가 매몰지를 옮기기로 하고 설치한 저류조에서 또 침출수가 유출돼 도저히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마을 주민들은 정확인 원인 규명과 상수도 확충 등의 항구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저류조 부실시공 의혹도 제기했다. 주민 임모(47) 씨는 "저류조의 침출수가 흘러 옆 땅을 파보니 밖으로 나온 밸브와 달리 또 다른 밸브가 묻혀 있어 시 직원과 환경업체 직원에게 물었더니 대답을 못했다"며 "좀 더 확인해 보니 저류조의 침출수가 땅과 인근 하천으로 흘러가도록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충주시는 비가 그친 26일 곧바로 구제역 매몰지 이전작업에 들어갔다.

◆호우피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시군 각 지역에서 이어졌다.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 모든 구간은 지난 24일 오전 6시부터 26일 현재까지 차량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단양군 어상천면 덕문곡리 지방도와 보은군 마로면 기대리 지방도에 낙석이 떨어지거나 나무가 도로 한복판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해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진천지역에서는 시설하우스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덕산면 용몽리와 이월면 삼용리, 진천읍 신척리, 진천군 초평면 등 수박 등을 재배하는 시설하우스 46동이 침수되는 농작물 피해도 발생했다. 토사가 유출돼 부분통제됐던 청원군 미원면 기암리 앞 국도와 낙석이 발생한 보은군 내북면 봉황리 지방도, 영동군 매곡면 어촌리 지방도에 대한 복구작업은 이날 모두 마무리됐다. 석축이 붕괴됐던 보은읍 교사리 향교천 제방은 응급복구작업을 마쳤지만 물이 계속 불어나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지난 25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사천동 아파트 공사현장 인근 무심천에서 한 중학생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지 하루만인 26일 시신으로 발견돼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수습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인명피해

인명사고도 이어졌다. 24일 오후 7시 24분경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 한수초교 앞 세월교에서 인근 펜션에 투숙했던 회사원 신모(29) 씨가 급류에 휩쓸려 송계계곡 하류로 떠내려갔다. 119구급대 등은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아직 신 씨를 찾지 못한 상태다. 신 씨는 직장 동료와 야유회를 즐기다 술을 마시고 계곡에 들어갔다가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오후 2시경 청주시 상당구 사천동 아파트 공사현장 인근 무심천에서 한 중학생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인 가운데 26일 오전 11시경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 문암생태공원 인근 무심천에서 실종된 청주 모 중학교 2학년 A(14) 군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과 119구조대가 발견했다.

◆빗길 교통사고

빗길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지난 24일 오전 7시 30분경 제천시 금성면 중앙고속도로 대구방면 273.9㎞ 지점에서 A(49) 씨가 몰던 EF쏘나타 승용차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A씨가 숨졌다.

또 오후 5시 19분 보은군 회이면 청원-상주간 회인 나들목 인근에서도 화물차와 승용차가 추돌해 1명이 다쳤다.

청주기상대 관계자는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강한 비구름대가 통과하면서 천둥과 번개, 돌풍을 동반한 시간당 20∼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며 "27일까지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축대붕괴와 산사태, 저지대 침수 등 피해 예방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본사종합


<충북 시·군 강수량 집계 (26일 오후 2시 현재) > 

지역 강수량(㎜)
청주시 250.5
충주시 281.5
제천시 286.5
청원군 277.5
단양군 297.5
진천군 253.0
음성군 280.5
괴산군 265.5
증평군 259.0
보은군 375.5
옥천군 278.0
영동군 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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