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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인 26일 공직사회에 대한 고강도 감찰로 인해 예약손님의 발길이 끊긴 충북도 청원군의 한 골프장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
최근 공직사회에 대한 감찰이 시작되면서 평소 같으면 예약전쟁이 벌어졌던 골프장의 주말과 휴일 예약이 취소되고 고급음식점들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서비스업소도 덩달아 얼어붙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7일 장·차관들을 불러 공직사회의 구태를 비판한 뒤 ‘대오각성(大悟覺醒)’을 촉구하면서 강도 높은 사정을 예고하자 공무원들의 몸조심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역의 골프장과 휴양지 콘도, 고급음식점 등에 따르면 최근 주말 골프 예약을 취소하거나 모임, 연찬회 등을 취소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방행정직 공무원에게 30%의 이용료 할인혜택을 주고 있는 충주의 A 골프장은 지난 18일 예약했던 6팀이 갑자기 예약을 취소했다. 이 골프장의 25일 예약도 최근 공직기강 재정비 움직임과 6·25의 영향 등으로 더 감소해 무려 8팀이 예약을 취소하는 등 주말과 휴일의 예약률이 크케 떨어졌다.
청원의 또 다른 골프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골프장의 18일 예약은 평소보다 5% 가까이 떨어졌고 25일 예약 취소도 줄을 이었다.
골프장 관계자는 “날씨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공직비리 관련 보도와 대통령의 강도 높은 사정 예고 등으로 평소 같으면 주말과 휴일에 부킹을 하지 못해 난리인데 예약률이 감소하는 것을 보면 공무원들이 몸을 낮추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직자들의 몸조심 움직임은 최근 공무원들 사이에 ‘밥조심’이라는 말이 유행될 정도로 고급 음식점 매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청주의 한 유명 일식집은 정부의 고강도 감찰발표 이후 공직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이 급감하자 자구책으로 직원을 감원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청주의 B 중식당의 저녁 시간대 매출은 평소보다 20% 정도 줄었다. 이 중식당은 공무원들이 모임이나 일반 동창회 등을 자주 갖는 곳이다. 청주의 C 한정식 집도 저녁 시간대 식사 예약이 눈에 띄게 줄었고 특히 모임 예약은 평소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C 한정식 집 주인은 “지난 한 주는 모임 등 식사 예약 자체가 아예 없었고 그냥 오는 손님만 받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공무원은 “만에 하나 상대편의 부당한 민원 요구에 따른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무엇보다 지인 소개로 제삼자를 만나는 데 대해선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며 “주변에서도 특별한 모임이나 누구를 소개받는 등의 불편한 자리는 미루거나 취소하는 모습도 많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