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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충북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열린 청주 흥덕구 가경동 충북공고 내 화훼장식 시험장에서 선수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이정현/ |
"우리의 진짜 경기는 장애라는 편견의 굴레를 벗을 수 있을때 시작될 수 있습니다."
23일 오후 1시. 충북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는 충북공고 대회장.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에 조그만 소음에도 대회장 안은 소란스럽게 느껴졌다.
이 때문일까. 시험장 바깥에서는 선수들의 가족과 관계자들이 경기에 몰입하고 있는 선수들의 집중에 방해나 되지 않을까 숨소리조차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컴퓨터활용능력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3개의 시험장 안은 70여 명의 선수로 빼곡히 들어찼다.
주로 사무화 작업이 주가 되는 이 직종은 출전 선수 중 대다수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라는 특성 때문에 매년 개최되는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참가율과 응시율이 가장 높다.
시각장애인 김모(24·청주 흥덕구 봉명동) 씨는 "아무래도 몸이 불편하다보니 생산적인 활동을 하기에는 제약이 많이 따르는 게 사실"이라며 "주로 40대 이하의 연령대 장애인들의 경우 사무자동화 관련 부분의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휠체어에 앉아 불편한 팔을 이용해 계속 키보드를 눌러 대는 중학생, 눈은 보이지 않지만 이어폰을 꽂은 채 경기에 임하고 있는 중년의 청각장애를 가진 남성까지 비교적 젊은층의 참여율이 매우 높아보였다.
오후 2시. 다른 화훼장식 시험장 안. 이곳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종종 발생한다.
화훼장식과 목공예 등 일부 직종의 경우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선 개인 준비물이 필요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깜박 잊고 준비물을 지참하지 못한 선수들은 다른 선수에게 빌려야 하지만 '경쟁은 경쟁'인지라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되는 일도 간혹 생기게 된다는 것.
대회 운영관계자는 "선수들의 시합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일반인들 못지않은 열정을 느낄 때가 많다"며 "이 같은 해프닝도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은 선수들의 열정이 아니겠냐"고 미소를 띄었다.
어느새 오전에 치러졌던 몇몇 직종의 경기가 끝나고 대회 운영본부에서는 채점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보다 직종도 줄어든 데다 선수 참가율도 10%가량 떨어진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치러져 '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그들만의 행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지원이 절실해 보였다.
변창수 충북지체장애인협회장은 "충북지역 장애인 수가 약 10여만 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대회 목표인 기술함양 장애인을 교육하고 발굴하기 위해서는 우리지역에 장애인기술교육원 설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