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에서 비행훈련 중이던 훈련기가 추락해 교관과 훈련을 받던 초급 장교 등 2명이 숨졌다.

21일 오후 1시 30분경 충북 청원군 남일면 고은4리 마을회관 앞 농로에 공군사관학교 212비행교육대 소속 T-103 훈련기 1대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훈련기에 탑승한 비행대대 교관 2급 남관우(53·공사 30기) 씨와 이민우(23·공사 59기) 소위가 현장에서 순직하고 사고 훈련기는 두 동강이 났다.

숨진 이 소위는 지난 2월 임관해 그동안 공군사관학교에서 비행훈련을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이장 김모(57) 씨는 “비행기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낮게 날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을 뒷산 쪽에서 오던 비행기가 오른쪽으로 기울더니 마을 가운데 있는 밭 옆 농로로 떨어졌다”며 “추락 후에는 비행기에 바로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 21일 오후 1시30분 경 충북 청원군 남일면 고은리 마을회관 앞 농로에 공군사관학교 T-103 훈련기 1대가 추락해 탑승한 훈련교관 2급 남관우씨와 이민우(공사59기) 소위가 사망했다. 공군관계자들이 사고기의 추락원인을 찾기위해 조사를 하고 있다.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이 마을 또다른 목격자도 “평소보다 비행기가 낮게 날아 야산 위를 지나 쭉 날아와 전깃줄에 앞바퀴가 걸리더니 한바퀴 휙 돌아 추락했다”며 “펑 하는 소리와 검은 연기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공군에 따르면 이날 사고가 난 T-103 훈련기는 공군사관학교 인근 212비행교육대대에서 이륙해 훈련하다 활주로에서 3㎞ 떨어진 지점에서 추락했다.

추락한 T-103은 러시아의 일류신(Ilyushin) 항공기 설계국에서 제작한 단발 피스톤 프롭방식의 경비행기로 러시아에 빌려준 경협차관 대신 무기로 받는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우리나라에 도입됐다.

도입 당시 원래 명칭은 IL-103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생도실습기 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비행훈련 입문과정에서 운용되는 훈련기로 알려져 있다.

   
▲ 21일 오후 1시30분 경 충북 청원군 남일면 고은리 마을회관 앞 농로에 공군사관학교 T-103 훈련기 1대가 추락해 탑승한 훈련교관 2급 남관우씨와 이민우(공사59기) 소위가 사망했다. 공군관계자들이 사고기의 추락원인을 찾기위해 조사를 하고 있다.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우리 공군은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총 23대를 도입했고 자체 항공기 명명법에 따라 명칭을 T-103으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공군에서는 비행기초 훈련용으로 T-103을 쓰고 있고 공군사관학교 생도와 조종장학생, 조종장교들은 이 비행기로 기본 비행절차를 숙달하고 단독비행을 경험하게 된다. T-103은 길이 8m, 너비 10.56m이며 180㎞의 순항속도로 800㎞를 비행할 수 있다.

최대 출력은 210마력에 최대 체공시간은 4시간이며 최대 탑승인원은 4명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340㎞, 최고 상승고도는 3000m, 대당 가격은 15만 6000달러(약 1억 8000만 원)에 달한다. T-103 훈련기가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공군은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원인을 조사 중이다.

   
▲ 21일 오후 1시30분 경 충북 청원군 남일면 고은리 마을회관 앞 농로에 공군사관학교 T-103 훈련기 1대가 추락해 탑승한 훈련교관 2급 남관우씨와 이민우(공사59기) 소위가 사망했다. 공군관계자들이 시신수습을 위해 추락한 동체를 비닐천으로 덮고 있다.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공군 관계자는 “T-103 훈련기는 조작 실수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해도 회복 능력이 뛰어나 첫 비행을 하는 조종사에게 가장 적합한 기종”이라며 “이날 훈련도 통상 하루에도 수차례 실시했던 훈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착륙 훈련을 하다가 원인미상으로 불시착을 시도하던 중 훈련기가 대파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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