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정상화와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앞둔 서원학원이 총장사퇴와 교수회 축소 문제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서원대 김준호 총장이 교수채용과 관련한 금품수수 의혹에 휘말리며 18일 전격 사퇴해 정상화 과정에 차질이 예상되는데다, 사실상 대상자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현대백화점그룹이 교수회의 과도한 권한을 문제삼으며 개편을 요구해 새로운 갈등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준호 총장 사퇴배경
19일 서원학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모 방송사가 김 총장이 지난 4월 다른 대학교수 A 씨로부터 교수채용 활동비 명목으로 500만 원을 받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김 총장이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전격 사퇴했다.
김 총장은 "A씨가 집무실에 돈을 놓고간 것을 안뒤 곧바로 돌려줘 문제가 없지만 언론에 이같은 내용이 보도된 것만으로도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한다"며 "특히 현재 대학의 운명을 좌우할 법인 영입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일이 발생, 학내논란으로 가는 것을 막기위해 총장직을 사퇴하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은 지난 해 8월 서원대 총장직무 대행으로 임명된 뒤 올 1월 총장에 임명됐었다. 서원학원 이사회는 김 총장이 사퇴함에 따라 당분간 유혜자(57·여)교무학생처장을 총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한 뒤 곧바로 후임자 선정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서원학원 김병일 이사장은 "도민들에게 매우 죄송하다"며 "사태가 조기에 수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교수회와 갈등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된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17일 교수회의 권한축소 등을 요구해 새로운 마찰을 빚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경영 참여 추가 조건으로 총장이 의장을 맡는 교수회를 신설해 현재 교수회의 기능 대체를 요구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서원학원을 인수해도 교수회를 둘러싼 갈등이 학원운영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대부분의 사립대는 총장이 의장인 전체 교수회가 중요 학사업무를 심의하고 선출직 회장이 의장을 맡는 교수회는 자치기구 역할만 한다"며 "그러나 서원대 교수회는 총장 해임건의, 대학 결산감사 요구, 학부학과 조정 등 각종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때문에 학교운영에 총장보다는 교수회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순적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교수회의 막강한 권한 때문에 교수들이 고소고발 등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등 학내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총장이 의장을 맡는 새로운 전체 교수회가 구성돼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대학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일부 교수들은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수회 한 관계자는 "재단 영입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교수들의 의견을 결집할 수 있는 기구를 없애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학칙에 규정돼 있는 단체인 교수회까지 부정하려는 잘못된 태도를 보이는 현대백화점 그룹에 대한 교수들의 의견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혀 향후 이를 둘러싼 새로운 갈등을 예고했다.
한편 서원대는 오는 22일 교수총회를 소집해 현대백화점그룹의 교수회 권한축소 요구에 대해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김 총장의 전격사퇴로 총회 소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