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중립·반대가 동수로 구성됐다던 ‘청원청주통합군민협의회(이하 군민협)’가 본보 설문조사 결과 반대 13, 중립 11, 찬성 9명 등 반대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청주청원통합에 앞장섰던 청원사랑포럼이 직능단체 위주로 구성됐던 사례를 비춰볼 때, 각 직종별 대표가 아닌 지역별 직능단체장이 주가 된 군민협의 태생부터 반대 입장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아 왔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한범덕 청주시장, 이종윤 청원군수는 후보시절 모두 청주·청원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됐다. 이후 한 시장과 이 군수는 관(官)이 아닌 민간이 주도하는 통합을 하기로 합의했다. 청주시민 대부분이 통합에 찬성하는 상황에서, 청원군민의 의견은 군민협이 대변하게 된다. 여전히 찬·반이 대립중인 청원군의 의견이 군민협을 통해 확정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군민협 내에서 찬성·중립·반대 간의 숫적 균형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현재 군민협은 이 같은 균형이 이미 깨진 상황이다. 숫적 균형과 함께 회원들간의 찬·반 열기 차이가 큰 것도 문제다. 찬성이라고 밝힌 군민협 회원들은 소극적 찬성인데 반해 반대 측은 적극적 반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향후 군민협 내부에서 토론이 벌어져도 찬성 측이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이유다.
이 같은 구성하에서 청주청원통합시 모델제시를 위한 연구용역에 참여하고, 통합의 장·단점을 분석해 군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할 군민협이 객관적 시각에서 군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통합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 통합 논의 과정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던 인사는 배제한다는 기준도 논란거리다. 청원사랑포럼에서 추천한 한 인사는 현재까지 온라인상에서 운영중인 ‘청원사랑포럼’ 카페에서 활발히 반대글을 올리며 활동해왔다. 해박한 지식에서 나오는 통합 반대 발언으로 ‘통합 반대 논리’의 대가라는 평을 받아 왔다.
청원군은 “온라인에서의 활동을 몰랐다”고 말하고 있지만, 온라인의 영향력이 막대한 현 시대상황에서 오프라인에서의 활동만을 군민협 참가제외 대상으로 삼은 것은 찬성 측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청주·청원 통합에 있어 ‘청주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에서 차이는 나지만 통합에 반대하는 위원들조차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청주시와 청원군의 상생발전’을 꼽았다.
배금일 공동위원장이 “구청 이전 등의 물질적 문제보다 청주와 청원이 하나라는 대전제 아래 먼저 마음부터 합쳐야 한다”고 말한데 반해 한 위원은 “군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통합 이전에 청주시가 먼저 구체적인 활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위원들은 “이번에 연철흠 청주시의회 의장의 경솔한 발언이 청원군민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듯 통합을 위해서는 청주시의 조심스런 행보가 필요하다”며 “청원군 여론주도층을 설득하기 위한 청주시의 분명한 대안이 먼저 보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원=심형식 기자 letsgo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