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가 최근 잇따른 사정 바람에 크게 요동치고 있다. 우건도 시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가뜩이나 어수선했던 공직이 최근 경찰의 세계조정선수권대회 경기장 건설 입찰 비리 내사에 이어 인사 비리 수사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크게 술렁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 불거진 충주대 통합 논란을 주민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이은 악재에 공직은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등 큰 혼돈에 빠졌다. 이에 따라 비위공직자는 엄단하되 지역사회 혼란과 갈등 봉합을 위해 수사를 조기에 매듭져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자칫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각종 억측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대법 판결 앞두고 인사 비리까지… 공직 요동

충주시 인사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충주경찰서의 지난 14일 급작스런 압수수색에 공직 전체가 당혹감과 함께 충격에 빠졌다. 가뜩이나 우 시장에 대한 대법 판결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터진 악재에 공직이 받은 충격파는 상당했다. 인사 비리 의혹이 공식적으로 불거진 다음 날인 15일, 충주시 공직은 겉으로는 일상과 다름 없었지만 삼삼오오 모이면 자연스레 ‘인사 비리 의혹’이 화젯거리가 될 정도로 내부 동요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이번 의혹이 지난해 7월 우 시장 취임 직후 단행된 인사에서 불만을 품은 직원이 내부 고발한 것으로 알려져 사정 기관의 칼날이 어느 선까지 미칠지, 불똥이 어디까지 튈 지에 공직의 촉각이 곤두 서 있다.

한 직원은 “시장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터진 일이라 공직이 크게 술렁이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인사 담당자의 업무 실수로 4배수로 압축했던 대상자의 승진 순서가 바뀌었을 뿐, 청탁이나 금품 수수 등의 비리는 없었다”고 말했다. 공직이 술렁이는 건 막을 수 없지만 사정 기관의 칼바람이 우려할 만큼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충주시의 현재 입장이다.

◆충주시 “실수일 뿐, 비리 없다”, 경찰 “첩보 구체적”

하지만 경찰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까지 한 것으로 미뤄 볼 때, 이미 제보자로부터 구체적인 정황 증거를 확보해 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보자의 첩보가 상당히 구체적인 데다, 이미 일부 관련자를 불러 조사를 마친 상태여서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이 비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 아니냐는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제보자의 첩보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그냥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관련 서류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했다”며 “서류 검토와 관련자 추가 조사 등을 통해 다음 주중에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지난 14일 총무과에서 압수한 인사 담당 직원의 컴퓨터와 직원들의 노트 등 관련 서류를 분석 중이며, 금품 수수 등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별 문제 없을 것이다”라는 충주시와 “첩보가 구체적”이라고 자신하는 경찰의 진실게임은 다음 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시민 반응, ‘안타까움’, ‘비난’ 엇갈려, 시민단체는 ‘침묵’

충주시에 부는 사정 바람과 각종 의혹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안타까움’과 ‘비난’으로 극명히 갈리고 있다. 하지만 잦은 자치단체장 교체와 선거 후유증을 경험했던 대다수 시민들은 ‘안정’을 원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이번 인사 비리 의혹이 우 시장의 대법원 판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억측까지 나돌고 있다. 대다수 시민들은 “각종 비리 의혹들이 확인된다면, 자치단체장을 포함한 공직자들이 당연히 엄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면서도 “하지만 국제조정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만큼, 수사 기관에서도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는 하루 빨리 수사를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부 시민들은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날리 있냐”며 “경찰이 엄중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지역에서 비리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집행부와 자치단체장을 견제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던 우 시장의 항소심 재판 결과를 놓고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사단법인 충주사회단체연합회는 잇따른 각종 의혹을 놓고도 현재까지 이렇다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못한 채 입을 닫고 있다.

충주=이대현·김지훈 기자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