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하는 부모들은 어쩌죠. 그동안 격주 학교안가는 토요일도 집에있는 자녀 걱정때문에 힘들었는데 당장 큰일입니다." 내년부터 전국 모든 초중고가 주5일 수업을 시행하면서 여기저기서 아쉬움이 터져나오고 있다. 자영업을 하거나 맞벌이를 하는 초등생 부모들의 경우 토요일을 아이 혼자 남겨둔다는 사실에 난감해 하고 있다. 오히려 학원을 보내는 등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청주시민 이 모씨는 "주5일 근무나 주5일 수업이 세계적인 추세라고는 하지만 주5일 수업과 관련해 지금까지 한마디 없다가 어느날 갑자기 시행을 발표하는 것은 학부모 등을 상당히 당황케 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정부가 시도교육청 등과 주5일 수업제 시행과 관련해 제대로 협의해왔는지 궁금하다"며 "시도교육청의 준비상태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혼란스럽기는 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주5일 수업 전면 시행과 관련해 교과부 주최 회의조차 변변히 없었던데다 시행시기가 불과 몇 개월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4일 2012년부터 전국 초중고에서 주5일 수업제를 전면 자율 도입하고 지역·학교별 여건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도 교육감의 승인을 받아 자율 시행토록 한다고 발표했다. 또 이에앞서 올 2학기에는 시·도 교육청별로 여건이 갖춰진 초등학교와 중학교 10% 정도에서 전면 주5일 수업제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주5일 수업을 하면서 연간 205일 안팎으로 운영되던 수업일수(등교일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90일로 줄어든다. 그러나 수업시간(시수)은 유지되고 수업일수 중 학교장 재량수업일은 현행 16일에서 20일로 늘어나 주5일 수업에 따른 학습 결손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학교가 바빠졌다. 토요일에도 일하는 맞벌이 부부나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토요일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가 주5일 수업제 성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정부의 방침과 관련해 충북도교육청은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능력 향상 등을 위해 남은 기간동안 대비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은 "토요 돌봄학교 확대와 지역에 소재한 청소년센터 활용, 학교별 토요프로그램 운영 확대를 통해 맞벌이부부 등의 고민을 해소시키겠다"며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확대, 교과 관련 방과후학교 운영, 예체능 관련 특기적성교육,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교육감은 "도교육청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사이버 가정학습 운영은 물론, 학교 내에 있는 도서실과 컴퓨터실 등을 적극 개방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의 주 5일 수업제 시행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의 66.9%가 전면시행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제도가 안착되려면 △학습량 조정(42.7%) △학력저하 예방 및 사교육방지(25.4%)등이 중요하며 학교에서 △체육(29%) △취미레저(23.3%) △음악미술문화(19.4%) △교과(7.8%) 관련 프로그램을 개설해달라고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