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짧게 입는 게 대세예요. 연예인처럼 짧은 치마가 유행이고 다른 애들도 다 그런데 나만 길게 입으면 왕따 같잖아요”

최근 여성들 사이 치마나 바지 등을 입지 않은 듯한 소위 ‘하의실종’ 패션이 유행하면서 중·고교생들의 교복치마 길이 역시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일부 여학생들의 교복의 경우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짧아 탈선은 물론 성범죄 등에 노출되지 않을까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대전의 한 고등학교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하교 중인 여학생 여러 명이 모여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여학생들은 미니스커트를 연상케 할 정도로 짧고 몸에 꽉 끼는 교복을 입었고, 정류장 의자에 앉은 한 여학생의 경우 짧은 치마 때문에 허벅지가 훤히 드러날 정도였다.

여학생들은 짧은 교복 치마 탓에 계단이나 버스를 탈 때 불편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 역시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대체로 별스럽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여고생은 “학생들 사이 짧은 교복 치마가 유행이고 많은 애들이 줄여 입는다”며 불편한 점도 있지만 다른 애들도 짧게 입는데 혼자만 길면 따돌림 당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예전에는 교복 치마를 접어 입기도 했지만 지금은 치마를 따로 사서 줄여 입는다”며 “학교에선 긴 것을 입고, 수업이 끝나면 갈아입는 애들도 많다”고 소개했다.

학생들 사이 짧은 치마가 유행하면서 교육당국도 일선 학교에 교복을 규정에 맞춰 단정하게 입도록 지도하는 공문을 시달하고, 학교 역시 주의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학생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생각이다.

또 일부 학생들은 선생님으로부터 지적이나 벌점을 받는 것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게 교육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학교 교사 박 모(34) 씨는 “아이들의 치마가 짧아 여러번 주의조치를 내렸지만 제대로 시정이 되지 않는다”면서 “치마를 고쳐 입은 학생들 때문에 민망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심한 꾸중을 하면 오히려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까봐 더 이상 얘기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학생들의 짧은 치마 탓에 학부모와 시민들은 자칫 성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적잖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여고생 자녀를 둔 김 모(46·여) 씨는 “대부분 여학생들이 짧게 줄여 입으니 아이들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탈선이나 범죄 등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규정에 맞춰 입도록 교육당국의 지속적인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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