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19대 총선을 향한 대전 동구지역 여야 입지자들의 경쟁 체제가 일찌감치 형성되고 있다.

노출을 삼가면서 물밑 행보를 하고 있는 타 지역구와 달리 동구지역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여야 예비 주자들은 직·간접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거나 사무실을 마련하고 공개적인 활동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칠환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은 15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오는 22일 사장 임기가 끝난다”며 “찬바람 불면 입장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표현은 자제했지만, 내년 총선에 출마할 뜻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 내 친이(이명박)계로 분류되는 김 사장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동구 선거구로 후보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한 바 있다.

김 사장은 내년 총선 출마 지역에 대해 “대전이 하나의 선거구이지만 (동구) 지역을 버리고 출마하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라면서 “사장을 하면서 공사를 대전 유성으로 이전시키는 등 지역경제활동에 노력을 많이 해 유성 주민들로부터도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김 사장이 임기를 마치기도 전에 출마의 뜻을 내비친 것에 대해 지역 정가에선 불리하게 돌아가는 당 내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한 대전지역 내 호감도가 높은데 다, 잠재적인 당 내 경쟁상대인 윤석만 동구당협위원장(대전시당 위원장)이 ‘친박계’를 표방하며 총선 출마 채비에 가속도를 붙이는 모습이 친이계인 김 사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7·4 전당대회가 끝나면 중앙당 인적 쇄신뿐만 아니라 지역 시·도당의 인물들도 쇄신될 것”이라고 밝힌 후 “지역에서 박 전 대표의 인기가 높으니 (몇몇 인사들은) 자기 역량과 관계없이 박 전 대표가 지원 유세를 하면 (당선)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갖지만 위험한 일”이라며 우회적으로 현 대전시당의 일부 인사들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동구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인사들도 행보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선병렬 동구지역위원장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일찌감치 개인 캠프를 꾸리고 조직 관리에 들어갔다. 선 위원장은 ‘맨-투-맨’ 방식으로 바닥을 훑는 한편, 당내 경선에 대비한 당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김용명 전 LH 세종시건설기획처 상임고문이 15일 민주당 대전시당에 복당을 신청하고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008년 통합민주당 전략공천으로 제18대 총선(공주·연기) 후보로 출마한 후 LH 세종시건설기획처 상임고문으로 재직으로 인해 당적을 포기했던 김 전 고문은 이날 당 복귀와 함께 총선 출마에 뛰어들었다.

결국 민주당 동구지역에서 선 위원장과 김 전 고문의 경쟁체제가 지속된다면 경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진당에선 현역인 임영호 의원이 버티고 있어 별다른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총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한나라당 내에선명친이-친박 간의 경쟁 구도가, 민주당에선 대선 후보 간 계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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