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은 머리카락 굵기의 1만 분의 1 정도인 10㎚ 이하의 두께로도 강철의 100배 이상 강도를 갖는 꿈의 소재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2차원 평면상에서 벌집 모양의 공유결합 구조를 이루는 탄소나노 소재로 강도와 열 전도성, 탄성 등이 뛰어나 물리적, 화학적 안전성이 매우 높은 특징이 있다. 그래핀을 처음 분리해낸 연구자들은 2010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고, 세계 각국에서는 이에 대한 응용연구를 경쟁적으로 진행 중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 나노역학연구실 이학주 박사팀은 나노 소재 ‘그래핀’을 이용해 초박막 고내구성의 나노 고체윤활막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 개발로 그동안 기계소자 간의 간극이 너무 좁아 기존의 유체를 이용한 윤활 방법을 적용할 수 없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이나 항공우주 부품 등의 수명과 성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박사팀의 그래핀 고체윤활막은 기계적 강성이 우수하고 연신율이 20%에 이를 정도로 신축성이 뛰어나면서도 표면 에너지가 낮은 그래핀을 이용, 접촉면에서의 점착력과 마찰력을 줄이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로 7㎝, 세로 7㎝ 크기의 넓은 막을 만들 수 있어 용도가 다양하고 원하는 표면에 손쉽게 코팅할 수 있고, 그래핀의 뛰어난 신축성으로 구부러질 수 있는 전자소자의 표면을 보호하는 코팅막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10㎚ 이하의 초박막이에도 전통적인 고체 윤활제인 벌크 그라파이트와 비슷한 마찰 저감효과를 지닌다.
이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로 꿈의 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의 응용분야가 개척돼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2015년부터 본격적인 그래핀 상용화가 시작되면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나노소재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ASC Nano’에 게재됐고, 나노과학 및 기술 분야 인터넷 뉴스 사이트 ‘Nanowerk’에서 스포트라이트 기사로 소개됐다.
한편 국내 조사기관에 따르면 그래핀 관련 시장은 2015년 12억 달러, 2030년에는 6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이 가운데 그래핀 코팅막 관련 시장은 75억 달러로 예상된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