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표시제 확대시행 이후 대전지역 음식점에서 배추김치에도 원산지 표시를 하고 있지만 중국산 배추김치로 표기된 음식점은 단 한 곳도 찾아볼 수 없어 시민들의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5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로 수입된 중국산 김치는 △2004년 7만 2605t △2005년 11만 1429t △2006년 17만 7922t △2007년 22만 306t △2008년 1~11월 20만 9744t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중국산 김치는 국내에 수입되는 김치의 99.9%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대부분의 수입산 김치는 중국산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원산지표시제 확대시행 후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표시한 음식점을 찾기 어려운 것이 문제다.

5일 대전지역 12개 음식점을 확인한 결과 모두 국내산 배추김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원산지표시제 확대시행 규정의 허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100㎡ 이상 음식점에 한해 배추김치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지역 한 음식점의 경우 원산지표시제와 관계없이 오래 전부터 김치를 직접 담가 사용하고 있다.

이 음식점 업주 장 모(33) 씨는 “김치맛이 바뀌면 손님들이 먼저 알기 때문에 대형 음식점들은 김치를 사서 쓰기 어렵다”며 “중국산 김치는 대부분 작은 음식점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국내산 배추김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표기하면서 원산지 표시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서구 갈마동 최인찬(30) 씨는 "음식점에서 국내산이라고 써놓아도 중국산 김치일 것 같다”며 “되도록이면 음식점에서는 김치를 먹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배추와 양념 등 모든 원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했을 경우에만 배추김치(국내산)으로 표기하고 배추는 국내산이고 양념 등 기타 재료는 수입산일 경우 배추김치(국내산 배추)로 표기하는 것도 시민들의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 관계자는 “모든 음식점이 원산지 표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음식업협회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100㎡ 이상 영업장에 한정한 것”이라며 “배추김치 원산지 표기방식에 대한 부분은 개정안을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천수봉 기자 da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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