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는 연일 한우값이 폭락하고 있다는데 식당 한우값은 왜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네요. 소값이 오르면 금방 가격을 올리면서 소값이 내렸는데도 가격이 내리질 않는게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구제역 여파로 산지 한우값이 급락하고 있지만 한우전문점 등 일반 식당 소고기 가격은 좀처럼 내리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상당수 소비자들은 산지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식당 가격이 내리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유통단계와 식당업주들의 폭리를 의심하고 있다.

13일 농협 충남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한우 농가수취가격은 600㎏ 한 마리 가격이 415만 3000원으로 전년동기 569만 3000원보다 무려 27%가 떨어졌다.

전국 도매시장 평균 경매가격 역시 지육 1㎏당 1만 159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5893원보다 27.1%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기피현상이 나타나면서 소비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구제역으로 인해 한우 11만여 마리를 살처분했음에도 소비량 감소로 인해 전체 사육두수는 오히려 크게 증가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내 전체 한우 사육두수는 260만 마리 수준에 그쳤지만 구제역 사태를 겪은 뒤인 3월에는 273만 마리로 늘어났고 6월 현재 290만 마리가 사육 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한우 적정 사육두수가 250만 마리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40만 마리가 과잉 사육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소비위축과 공급과잉으로 인해 한우 경매가격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지만 식당 소고기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구제역 이후에도 한우전문점 등 일반 식당들은 소고기 1인분(200g)을 2만 원에서 4만 원까지 판매하고 있다.

등급과 부위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있지만 문제는 이들 식당 소고기 가격이 경매가격 하락에도 불구, 높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식당업주들은 소고기 가격 하락은 인정하면서도 떨어진 가격이 그대로 도매가에 반영되지 않는 점과 식당에서 판매하는 구이용 인기 부위의 경우 가격 하락 폭이 적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정육점과 대형유통업체 등 구이용 부위가 20% 가량 가격이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지난해 말부터 채소값과 연료비, 인건비 등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인해 가격을 낮출 수 없다던 주장 역시 최근 채소값이 폭락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서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소비자단체와 한우 축산 농민들은 한우전문식당과 유통업자들이 가격하락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식당과 농가의 동반 몰락의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백석환 한국농업경영인대전시연합회장은 "일부 유통업자들과 식당 상인들이 인건비와 임대료 및 식자재비 증가를 이유로 판매가격 인하는 커녕 가격을 올리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이처럼 한우 판매가격이 고공행진을 할 경우 소비량이 줄게되고 이는 한우 농가와 식당이 동시에 몰락할 수 있는 악순환을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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