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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총선이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충청권에서만큼은 여·야 어느 정도 정당의 표정에서도 밝은 모습을 찾기 어렵다. 대전·충남지역에서 한나라당 간판으로 총선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인사들은 내년 선거과정에서 불거져 나올 것으로 보이는 ‘정권심판론’과 ‘충청홀대론’ 등으로 벌써 걱정이 많다.
민주당 인사들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라면서도 “그렇다고 딱히 내세울 것도 없다”는 반응이다. 충청민심이 민주당에 대해 거부감은 없지만, 이를 표심으로 연결할 ‘알파’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충청도 기반의 정당인 자유선진당도 가시방식에 앉아 있는 기분이다. 지난 18대 총선과 5대 지방선거 등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소수당의 한계와 표면적으로 드러난 분열 양상 등으로 민심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워도 다시 한 번’을 호소한다고 해도 먹혀들지 장담할 수 없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하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한나라당 ‘걱정이 태산’= 각종 선거를 앞두고 역대 여당이 겪어야 했던 고민의 무게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이명박 정권 이후 세종시 수정 논란이나 국제과학벨트 대선공약 파기 논란 등은 한나라당에게 있어 ‘원죄’에 가깝다.
이런 원죄는 반대로 민주당이나 자유선진당 등 야당에게는 한나라당을 옥죌 수 있는 최고의 소재이다. 한나라당도 충분히 예상하고 있지만 대응할 방안이 없어 고민이다. 그나마 대전·충남지역 한나라당 인사들이 탈출구로 기대하고 있는 것은 ‘박근혜 특수’이다.
총선이 대선의 전초전으로 흐를 경우 대전·충남지역에 인기가 높은 ‘박근혜’라는 대권 후보를 정면에 세우면 해 볼만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출마를 준비 중인 한나라당 인사들이 ‘친박’이라는 이름으로 빠르게 뭉치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 '인물난에 허덕'= 선진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전·충남지역 내년 총선은 선진당과 민주당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 논란과 과학벨트 논란 등을 겪는 과정에서 보여준 민주당의 역할로 인해 충청권에서만큼은 일정 부분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승 분위기는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가 당선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해볼만 하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인물난이다.
3선인 대전 서 갑의 박병석 의원과 재선인 충남 천안갑의 양승조 의원 등 현역을 제외하고는 현재 거론되는 후보 대부분은 ‘신인’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민주당 후보들이 선진당 중심의 쟁쟁한 현역과 조직력이 강한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기 위해선 인물 개인 역량 이상의 무엇인가가 필요하다하는 것이 정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결방안으로 야권연대 카드가 나오고 있지만 현실화될지의 여부도 불확실한데 다, 실제 당선으로 이어지는 표심으로 작용할지도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은 신인 후보라는 약점을 딛고 대전·충남 유권자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줄 ‘+α’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당, ‘존폐의 기로’= 최근 한나라당 A 당협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선진당은) 더 나아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는 것에 대해 정치적 생명 연장을 위한 것인지, 진정 충청 미래를 위한 행동인지 진짜 묻고 싶다”고 말했다.
선진당을 발끈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A 위원장의 말에 내년 총선을 앞둔 선진당의 아픈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충청인의 감성에 호소하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정치권에선 나오고 있다.
선진당도 이런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며 활로 모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환골탈태’를 고심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충청정치세력 통합'이다. 통합 대상은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와 무소속 이인제 의원 등이다.
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분명한 사실은 충청을 지키고 충청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은 선진당 뿐"이라며 "잃어버린 신뢰는 충청정치세력이 서로의 입장을 접고 통합하는 모습을 통해 다시 찾을 것"이라며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선진당마저 흔들리면 충청권은 영남이나 호남이 세력권에 흡수돼 영원히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충청인의 최후 보루는 선진당임을 내년 총선을 통해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선진당은 흩어진 충청 정치세력을 어떤 가치로, 어떤 방식으로, 또 얼마나 많이 통합시킬 수 있느냐가 ‘수성’의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