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0만 원대에 육박한 고액의 대학등록금과 관련해 요즘 세간의 화제는 '반값 등록금'이다. 정치권은 여야할 것 없이 앞다퉈 등록금 내리기 정책을 쏟아내고 언론은 비싼 등록금의 원인과 대책들을 내놓는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재정 확대와 대학 구조조정 병행을 주장하고 민주당은 내년부터 등록금을 인하하고 지원대상을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
◆평균 1억 연봉에 학교 '휘청'
'반값 등록금'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오히려 교수 연봉은 오르는 '기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밝힌 사립대 평균 연봉 자료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중 44곳이 1억 원 이상의 연봉을 기록했다.
충북에서는 청주대가 1억 199만원(연봉상승률 14.0%), 건국대(충주)가 1억 764만 원(연봉상승률 11.6%)의 연봉을 각각 기록해 1억 이상 연봉 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국·공립대 연봉도 가파른 상승을 보이기는 마찬가지. 최근 3년간 한국체육대(32.5%), 충북대(25%), 경상대·서울대(20%) 등이 연봉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큰 폭으로 오르는 교수 연봉은 최근 사회적이슈인 등록금 인상의 주요 요인. 대학 운영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교수와 교직원의 인건비다. 지난 2009년 기준으로 대학운영비 지출중 연봉 등 인건비가 53.4%를 차지해 이에대한 대책마련의 목소리가 높다.
◆수업 줄고 연구 질도 떨어지고
평균 1억 원의 연봉을 받지만 교수들의 연구나 수업의 질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년 학기중 방학인 5개월을 제외하면 수업이 가능한 달은 7개월여에 그친다. 이 7개월 가운데도 대학축제와 과별 MT 등 각종 행사 등을 빼면 실제 수업일은 더 줄어든다.
교수와 학생들의 합의에 따라 1주일간의 수업도 화, 수, 목에 집중되고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무려 4일간의 휴일이 주어진다. 이같이 수업일수가 줄고 수업 질도 떨어지는 대학 체질을 과감히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장학금 등 재투자는 더욱 줄어
학생들은 매년 1000만 원대에 달하는 등록금을 낸다. 천정부지로 오른 대학등록금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연봉인상에는 후한 반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등 재투자에는 인색해 논란이다.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장학금은 매년 줄고 있다. 극동대(충북 음성)의 경우 지난 2009년 기준으로 연 81만 6000원을 기록해 장학금 혜택이 적은 학교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의 한 대학관계자는 "대학이 고액의 등록금을 학생들을 위해 다 쓰지않고 적립금으로 넘겨 다소 불명확한 집행을 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고액의 대학등록금이 문제가 되고 있는만큼 등록금을 내리는 일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또 "고액 등록금의 원인이 대학교수들의 높은 연봉에 있는만큼 이를 현실화하고 학생 장학금의 규모를 늘리는 등 실질적인 대책들이 마련돼야한다"고 꼬집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