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서 석면이 발견되고 결절이 많아 조직검사를 받아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검사를 받고 치료를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홍성군 광천읍 상정리 덕정마을과 은하면 화봉리 야동마을, 보령시 오천면과 청소면 일부 자연부락 등 과거 석면광산이 있던 주변 5개 마을 주민 100여 명에게서 석면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폐질환 집단발병이 알려지면서 마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관련기사 4·21면
광천읍 상적리 덕정마을에 살고있는 정지열(66) 씨는 자신을 포함해 14명의 마을 주민들에게 X레이 검진결과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 뒤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상기된 표정을 지어보였다. 뒷산에 석면광산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2년여 동안 광부로 일하기도 했다는 정 씨는 “마을주민들 가운데 50세를 전후해 폐암 등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상당수 있다”며 “당시에는 폐병으로만 알았지 석면 때문이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또 광산이 폐쇄된지 30년이 넘어 현재 마을에서 석면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지만 1차 검진을 받은 주민 30여 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명이 재검을 받아야 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마을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홍성군 은하면 화봉리에 위치한 석면광산은 일제 강점기인 1938년부터 채광을 시작해 70년대까지 운영됐다. 정 씨는 “광산이 한창 성업 중일 당시에는 광부만 300여 명에 달했고 이곳에서 발파작업을 하면 마을 전체에 석면가루가 날릴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젊었을 때 10여 년 동안 석면광산에서 인부로 일했다는 홍순철(75) 씨는 “평소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이번 1차 검진에서 재검통보를 받았다”며 “어떻게 치료받아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석면광산에서 일한 적도 없는데 재검통보를 받은 홍영표(50) 씨는 “어렸을 때 석면광산이 있었다는 기억밖에 없는데 재검통보가 나와 당황했다”며 “정부차원에서 보다 정확한 조사와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지열 씨는 “1차 검진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이 절반 정도에 달해 이들 주민들까지 검진하면 피해주민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차원에서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한 정밀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또 “현재 마을에 살고있는 주민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태어나 살다가 타지로 이사간 주민들도 검진대상자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은하면 화봉리 야동마을은 지금도 석면광산이 있던 곳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간이상수도로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석면광산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민들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앞으로 석면광산 피해지역 주민대책위 등을 구성해 건강검진 및 치료, 환경복원 등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강력히 촉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성=이권영 기자
gyl@cctoday.co.kr
홍성군 광천읍 상정리 덕정마을과 은하면 화봉리 야동마을, 보령시 오천면과 청소면 일부 자연부락 등 과거 석면광산이 있던 주변 5개 마을 주민 100여 명에게서 석면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폐질환 집단발병이 알려지면서 마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관련기사 4·21면
광천읍 상적리 덕정마을에 살고있는 정지열(66) 씨는 자신을 포함해 14명의 마을 주민들에게 X레이 검진결과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 뒤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상기된 표정을 지어보였다. 뒷산에 석면광산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 2년여 동안 광부로 일하기도 했다는 정 씨는 “마을주민들 가운데 50세를 전후해 폐암 등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상당수 있다”며 “당시에는 폐병으로만 알았지 석면 때문이라고는 전혀 생각치 못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또 광산이 폐쇄된지 30년이 넘어 현재 마을에서 석면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지만 1차 검진을 받은 주민 30여 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명이 재검을 받아야 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마을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홍성군 은하면 화봉리에 위치한 석면광산은 일제 강점기인 1938년부터 채광을 시작해 70년대까지 운영됐다. 정 씨는 “광산이 한창 성업 중일 당시에는 광부만 300여 명에 달했고 이곳에서 발파작업을 하면 마을 전체에 석면가루가 날릴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젊었을 때 10여 년 동안 석면광산에서 인부로 일했다는 홍순철(75) 씨는 “평소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이번 1차 검진에서 재검통보를 받았다”며 “어떻게 치료받아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석면광산에서 일한 적도 없는데 재검통보를 받은 홍영표(50) 씨는 “어렸을 때 석면광산이 있었다는 기억밖에 없는데 재검통보가 나와 당황했다”며 “정부차원에서 보다 정확한 조사와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지열 씨는 “1차 검진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이 절반 정도에 달해 이들 주민들까지 검진하면 피해주민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차원에서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한 정밀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또 “현재 마을에 살고있는 주민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태어나 살다가 타지로 이사간 주민들도 검진대상자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은하면 화봉리 야동마을은 지금도 석면광산이 있던 곳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간이상수도로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석면광산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민들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앞으로 석면광산 피해지역 주민대책위 등을 구성해 건강검진 및 치료, 환경복원 등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강력히 촉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성=이권영 기자
gy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