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제9대 청주시의회가 의원들의 잇단 비위 논란과 부적절한 언행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의원들의 도덕불감증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에도 의회내 윤리특별위원회가 전혀 가동되지 않아 자정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받고 있다.

6일 청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병든 소 등을 불법도축한 쇠고기를 가공·판매한 청주 유명 해장국집의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김성규(한나라당) 의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가족에게 믿고 맡겼던 판단착오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연락을 끊고 사실상 잠적해 오히려 논란을 키우는 형국이다. 김 의원은 문제의 해장국집을 사실상 부인과 함께 운영해 왔다는 점에서 도덕적인 비난은 물론 지역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키고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문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월 1일에는 안혜자(민주당) 의원이 한 모임에서 참석자들에게 불교를 비하하는 내용의 음담패설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청주·청원불교연합회 등은 공인으로서의 자질이 없음을 드러냈다며 민주당에 자체조사와 출당조치를 요구했고, 민주당 충북도당과 안 의원이 불교계에 공식 사과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지난해 12월 3일에는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김영근(민주당) 의원이 청주시 운천동 인공폭포 철거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여자도 10년 같이 살면 지겨운데 (인공폭포도) 지겨울 때가 됐다"며 '여성 비하성' 발언을 해 공분을 샀다. 이와 관련 청주시 공무원 노조와 일부 여성단체들은 해당 의원과 시의회는 책임있는 해명 등을 요구했으나 시의회 차원에서의 공식적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이밖에 모 의원은 시 간부들과 시의원들이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성대마비 장애가 있는 동료의원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장애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는가 하면 또 다른 의원은 시의회 일본 해외연수 자리에서 특정 고등학교를 비하하는 등 다른 의원 개인 신상을 비난하는 발언으로 험악한 분위기를 만드는 추태를 부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시의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시의회 자체의 자정 노력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제9대 의회 출범과 함께 지난해 9월 의원 자정을 위해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했음에도 각종 논란에 대해 조사활동 등을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

'청주시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지방의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는 등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을 위반하는 행위를 한 의원은 윤리심사의 대상이 된다.

한 지역인사는 "윤리특위가 이름만 있을 뿐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구에 불과한 것 아니냐"며 "지방의회가 자정노력을 하지 않으면 결국 활동하지 않는 윤리특위는 제 식구 감싸기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성중(민주당) 윤리특위 위원장은 "의장 직권 또는 의원들의 발의로 사안이 본회의에 회부돼 통과돼야만 본격적인 윤리특위 활동이 가능한데 아직까지 이같은 사례가 없었던 것"이라며 "향후 공식절차를 거친 안건이 들어오면 철저히 조사 및 심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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