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과 수박 등 여름철 대표 먹거리가 가격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서민식탁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발생한 구제역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 역시 재배면적 감소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수입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자장면 등 외식물가까지 급등하면서 서민가계 먹거리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6일 한국물가협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전지역 돼지고기 평균 소매가격은 500g 기준 1만 12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800원보다 30% 가까이 오른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여름 휴가철 수요가 급증하는 삼겹살의 경우는 100g당 일반 삼겹살은 1800~1900원대, 브랜드 삼겹살은 2800~2900원대로 전년보다 30~50%가량 가격이 올랐다.
더욱이 이미 큰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은 휴가철이 끝나는 8월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 두수가 전체 사육두수의 30%에 달하면서 공급물량이 크게 줄었지만 농가에서 돼지를 입식해 새끼를 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면서 예년 물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7월과 8월 두 달간 삼겹살 수요가 연간 수요의 2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은 물론 공급 물량이 달리는 ‘삼겹살 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 가격 역시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수박 소매가(3일 현재)는 상품 기준 1만 5939원으로 1년 전보다 13.9%, 평년보다 21.1%가 올랐다.
대전지역 소매가격은 상품 1통(7~8㎏) 가격이 1만 5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많게는 2000원 가량 높게 판매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가을 배추값 폭등 이후 상당수 농가에서 수박 대신 배추 재배를 선택하면서 올봄 수박 재배 면적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배추가격 폭락 이후 늦게나마 수박을 심는 농가가 늘어나긴 했지만 당분간은 가격 강세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삼겹살과 김치찌개, 백반, 자장면, 짬뽕, 설렁탕 등 서민들이 주로 찾는 외식품목까지 가격이 오르며 먹거리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외식품목 가격은 전년대비 삼겹살이 14.5%, 탕수육 11.4%, 냉면 8.9%, 설령탕 8.8%, 자장면 8.2%, 김치찌개 7.3% 등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4.1%보다 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대해 전업주부 김모(36·대전 대덕구) 씨는 “지난해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배추대란 등으로 마트에서 장보기가 두려웠는데 올해는 물가까지 폭등하며 식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이젠 서민들의 대표음식인 삼겹살과 자장면도 마음 놓고 먹기 어려워졌다”고 푸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