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이 승부조작과 관련, 자칫 내년 시즌 구단운영에까지 심각한 차질을 빚지 않을까 내심 불안해 하고 있다. 내년 시즌 대비를 위해 벌써부터 진행됐어야 할 선수 영입(용병 등) 및 테스트, 스포츠 용품 후원 계약연장 등 프론트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지만 무엇하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시즌 대비 관중수 2배 증가, 티켓북 최다 판매 등 구단의 구세주로 떠올랐던 대표이사 및 팀장급 이상 직원들이 일괄사직서 제출로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절망적인 상황에 봉착해 있다.

◆후원사 재계약 ‘불안불안’

현재 구단 측은 이번 사태의 불똥이 혹여 유니폼 및 물, 이온음료 등의 후원을 책임졌던 스포츠 용품 후원사와의 계약해지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스포츠 용품 업체 특성상 이미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에서 계약해지를 요구해도 시티즌의 입장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대전과 후원협약을 맺은 A스포츠 용품사는 올해로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어서 내년 시즌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또 공교롭게 이 업체와 계약을 맺은 프로구단이 승부조작 사건과 연루된 대전과 광주 등 단 2개구단 뿐이라는 점도 업체 이미지상 재계약 거부 이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서둘러 구단 프런트에 힘을 실어줘야한다고 지적한다. 인맥에 이은 신뢰를 무시할 수 없는 국내 축구계의 상황에서 연륜 및 능력 있는 사무국 직원들을 활용, 후원사의 계약연장, 선수 영입 등을 성사시켜 구단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과 인연이 깊은 한 축구계 인사는 “시티즌은 유학파 출신부터 구단운영 행정전문가 등 능력과 연륜을 겸비한 최고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은 현재 퇴사를 결정한 상태로 구단의 위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퍼플크루(시티즌 서포터즈) 관계자 또한 “구단을 위해서는 연맹 및 타 구단 등 인적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들이 퇴사할 시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질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장 위기, 침착하게 벗어나야

“승부조작, 불법 베팅 등에 또 다시 연관된다면 존립자체가 불투명합니다.” 축구계에선 이미 선수들의 불법 베팅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실제 포항 김정겸(35)이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불법 베팅에 참여,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전도 이에 대한 대책을 모색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있다.

이에 대해 축구 전문가들은 승부조작과 관련, 재발방지책 등을 마련해 놓은 뒤 구단 프런트를 중심으로 당장의 위기에서 침착하게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같은 구단 상황을 무시한채, 급조된 쇄신안이 발표·시행된다면 자칫 또 다른 위기의 악순환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구단 관계자는 “또 다시 불미스런일에 연관될 시 그야말로 구단은 존립자체를 논해야 할 것”이라며 “대전 선수들은 불법베팅에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수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F 관계자는 “오는 15일까지 쇄신안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며 “쇄신안을 발표하기에 다소 급한 면이 있어 결과물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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