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과 관련해 선거모드가 조기에 형성된 가운데 최근 불거진 지역이슈를 놓고 지역정가가 혈투를 벌이는 형국이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2일 검찰이 적발한 밀도축 쇠고기 대량 유통사건과 관련해 가족이 연루된 한나라당 소속 청주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충북도당도 사퇴를 촉구하면서 한나라당을 압박하는데 가세했다. 앞서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1일 강태재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 사퇴와 관련해 이사진 재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문화재단 파문에도 침묵으로 일관한 시민단체도 싸잡아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문화재단 이사진 구성과정에서도 정치성향 문건 파문이 일자 특정정당 성향 인사 배제에 대해 충북도에 사죄를 촉구했다. 여야가 이처럼 다른 지역이슈를 갖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내년 총선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충북문화재단 파문이 일자 한나라당이 그동안 수세를 만회라도 하듯 연일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가 이끄는 민선 5기 충북도정을 공격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진보성향의 시민단체까지 함께 비난함으로써 민선 5기와 시민단체의 도덕성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던 강 대표가 낙마하기는 했지만 후임 대표이사 선임은 물론 이사진 재구성 주장에 따른 진통도 예상돼 한나라당의 공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나라당도 이번 파문이 단순히 충북도의 부실한 인사검증시스템 때문만이 아니라고 보고 정치 이슈화가 될 수 있도록 정치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문화재단 파문이 확산되는 속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민주당은 같은 시점에 터진 밀도축쇠고기 유통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 소속 청주시의원 때리기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며 한나라당을 압박하고 있지만 당사자가 사퇴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소속 청주시의원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한나라당의 충북문화재단 파문에 대한 공격에 맞불을 놓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충북문화재단 파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민주당은 밀도살 사건을 정치 이슈화해 자당 소속 지사를 돕는 형국이 됐다”며 “내년 총선을 겨냥해 지역에서 일찌감치 선거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현재 불거진 이슈들이 수면으로 가라앉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