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지역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이 전면 실시된 1일 오류초교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이번 전면무상급식으로 대전지역 초등학교 1·2학년 3만 1000여 명이 무상급식 혜택을 보게된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한 달에 3만여 원 씩 매월 10만여 원을 급식비로만 지출해야 합니다. 무상급식이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등 편 나누기로 시끄러웠지만 결국 학부모 입장에선 정말 고마운 일이죠.”

1일 정오 대전 중구 오류초등학교 급식실.

지난 1년 간 지역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무상급식 전면 시행을 둘러싸고, ‘망국적 포퓰리즘이자 부자급식’이라는 논쟁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류초 1~2학년 학생들은 천진난만한 웃음을 머금으며, 급식실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날 식판에는 현미수수밥과 한우 양배추국, 베이컨 감자채볶음과 참나물무침, 배추김치에 친환경수박이 올라왔다.

아이들은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동안 대전시장과 구청장, 교육장은 물론, 신문·방송 카메라까지 등장하자, 흠칫 놀라면서도 연신 “밥 더 주세요. 감자볶음 더 주세요”를 외치면서 맛있게 식사를 시작했다.

밥보다는 빵을 좋아한다던 요즘 아이들이지만 1950원짜리 점심으로는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지 이날만큼은 밥과 반찬을 순식간에 비운다.

2학년에 재학 중인 구본진(9) 군은 “급식이 맛있어요. 근데 계란 반찬이 제일 맛있는데 오늘은 없어서 서운해요”라며 못내 섭섭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같은 시간 급식실 한켠에서는 한 학생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고, 선생님은 “매일 순번제를 정해 고학년 학생들이 급식실에서 피아노 반주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전지역 5개 자치구에서는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이 일제히 시작됐다.

염홍철 대전시장과 박용갑 중구청장은 무상급식 시행 첫날을 맞아 배식 봉사에 나섰다.

염 시장은 “오는 2014년에는 대전시 예산이 5조 원에 달한다. 급식도 무상교육의 일환으로 국가와 지방재정이 허락하는 한에서 시행해야 한다”면서 “이제 학교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식자재비 상승에 따른 지원시스템 구축과 함께 급식지원센터 설립 등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상급식에 따른 자치구의 예산부담은 어떠한 형태로든 지원해 부담이 없도록 하고, 중학교 무상급식도 중앙정부의 지원을 통해 실시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시행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시각도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학부모회를 맡고 있는 윤한숙(40) 회장은 “무상급식을 시행한다고 했을 때 학부모들이 처음에는 식자재의 질 하락을 우려했다. 그러나 정작 시행되면서 오히려 무상급식을 좋아하는 학부모들이 늘었다”며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돈이 들어갈 곳이 많다보니 한 달에 3만여 원 씩 아이들 숫자대로 계산해보면 절대 작은 금액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시는 1일부터 관내 141개 초등학교 1∼2학년 학생 3만 1463명을 대상으로 전면 무상급식에 들어갔으며, 내년에는 4학년까지, 2013년에는 5학년까지, 2014년에는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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