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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태재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가 1일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허위학력'을 게재해 취업한 사실이 밝혀져 도덕성 논란이 일었던 충북문화재단의 강태재(65) 대표이사가 1일 사퇴했다. ▶관련기사 5면
지난달 2일 대표이사로 내정된 지 한 달, 지난달 30일 허위학력 문제가 불거진 직후 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민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사퇴의사는 없다’며 강경입장을 밝힌 지 3일 만이다. 이날 오후 1시40분 경 예고 없이 도청 기자실을 찾은 강 씨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어제 충북예총과 충북민예총, 시민단체, 정당이 나를 둘러싼 문제를 놓고 성명서를 준비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럴 경우 지역에 미치는 파문이 커질 것 같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되면 화합을 해오던 지역 문화·예술계가 분열되고, 진보와 보수 등 정당간 갈등으로 비화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충북문화재단 하나 때문에 지역 전체가 혼돈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 씨는 “대표이사 자리를 고수하는 것이 개인적인 욕심으로 비치는 게 매우 부담스러웠다. 지지해준 측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이번 일로 많은 것을 잃었지만 평생 ‘멍에’로 남아있던 것(허위학력문제)을 풀어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단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자숙하겠다. 조용히 앞으로 지역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강 씨는 재단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사퇴한 충북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대표직 복귀여부를 묻는 말에 “연대회의 상임대표는 이미 사퇴했으며, 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복귀여부는 모르겠다. 구체적인 것은 천천히 생각해볼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강 씨는 1979년 청주상공회의소에 취업할 당시 1964년 대전 D고교 졸업이라는 내용의 '자필이력서'를 제출했으나 가정형편 때문에 2학년때 이 학교를 중퇴한 것으로 지난달 30일 밝혀졌으며 최근까지도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활동, 사퇴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 이정렬 충북도 문화여성환경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강 씨로부터 사직서를 공식적으로 제출받았으며,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수리할 방침”이라면서 “신임 대표이사 선임 문제는 충분한 내부 검토를 거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재단 이사진 정치성향 분석 문건 유출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선 “문화재단 이사진 구성은 균형적으로 안배했기 때문에 재구성은 전혀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도는 지난달 초 이사진 후보자들의 정치 성향을 분석한 문건을 작성했으며 이시종 지사는 같은 달 24일 문건 유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지역문화예술단체 간 네트워크 구축, 도민의 문화예술 향유를 높이기 위한 위탁사업, 충북도문화예술진흥기금(182억 원) 지원사업을 벌이는 충북문화재단은 다음달 1일 출범할 예정이다.
◆ 강 대표 사퇴배경은?
강 씨는 이날 오전 8시경 도청 공보관실에 전화를 걸어 “기자회견을 빨리 열고 싶으니 시간을 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오전 10시 긴급기자회견이 예정됐다.
도청 안팎에서는 강 씨가 사퇴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불과 1시간 만에 '회견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돌연 태도를 바꿨다. 이후 이시종 지사 핵심 측근이 나서서 강 씨와 시민단체 임원을 만나 논의, 강 씨의 사퇴 불가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경국 도 행정부지사가 도청 실·국장 긴급회의를 연 뒤, 도 실무자를 통해 강 씨에게 사퇴권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곧바로 도 담당 국장과 면담을 한 뒤 예고없이 기자실을 찾아 회견을 열어 사퇴의사를 밝혔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