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이 생각치도 못한 승부조작 사건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이미 5명의 선수가 구속되면서 구단 이미지는 실추된 데다, 선수단 사기는 추락했고 사무국 일부 직원들까지 구단 이탈 기미를 보이고 있어 예전 모습을 되찾을지 의문이다.

자칫 풍비박산 위기에 처한 시티즌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순수 시민구단으로서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고 있는 시티즌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승부조작 미연에 방지할수 없었나

승부조작과 관련, 구속된 B씨는 올 시즌 대전 시티즌에 합류한 선수로 ‘열심히 하겠다’는 투지로 왕선재 감독의 승낙을 받은 선수로 알려졌다.

시티즌 측은 체포 전까지 B씨가 승부조작에 깊이 가담 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B씨는 승부조작을 함께할 동료선수들까지 끌어들이는 등 시티즌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놨다.

그럼 구단은 왜 이번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을까.

축구 전문가들은 경영난을 겪고있는 시민구단 특성상 매년 신인선수 및 새로 영입되는 선수로 리그를 시작하면서 소통부재가 자연스레 따라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이번 사태를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구단 프런트 안정, 경기력 향상만이 살길

현재 구단 내부 분위기는 하루 하루를 버텨낼 여력조차 없어 보인다.

대표이사 및 이사진은 이미 구단주에게 일괄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원할한 구단 운영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적절한 TF 쇄신안이 나올지도 불투명한 상황이기때문이다.

더욱이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일부 사무국 직원들은 구단 이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단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K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경기력 향상을 위해 선수단을 서포터해야 하는 프런트가 안정을 되찾을수 있겠냐는 점이다.

불안정한 프런트 사정으로 팀 성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팬들의 외면까지 더해질수도 있어, 구단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구단 관계자는 “실망한 팬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수들은 앞으로 치러질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경기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면 팬들의 마음을 돌릴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번사태 전화위복의 기회로

일각에서는 이번 승부조작 사건으로 낙하산 인사, 폭력 사건 등 과거 시티즌 내부에서 발생했던 불미스런 일들까지 끄집어 내,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승부조작 사건을 마무리하기에도 벅찬 가운데 구단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울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단 관계자는 “승부조작 사건은 과거 구단 내부에서 발생한 불미스런 일들과는 별개”라며 “몇몇 선수들 탓에 구단 과거 문제까지 끄집어 내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제대로 진단하고 예방책을 마련한 뒤,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에도 바쁘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구단내부에서는 프런트의 역할을 확실히 보장해, 선수들을 제대로 서포터 할수 있는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시티즌의 한 팬은 “몇몇 선수들로 인해 구단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역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활발히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 대학 체육학과 교수는 “선수들이 보다 심리적인 안정감 속에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구단 프런트의 역할이 뚜렷해야 한다”며 “구단 환경의 내실을 기할수 있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마련, 구단과 선수간 믿음과 배려의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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