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재 충북문화재단(이하 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의 학력 위조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사 선임과정에서 정치성향을 분석한 자료가 유출돼 한바탕 홍역을 치른 데 이어 대표이사의 허위학력 문제가 불거지자 충북도와 문화재단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오는 7월 1일 공식 출범하는 문화재단이 첫발도 디디기 전에 여러 불미스런 일에 연루된 모습은 볼썽사납다.

문화재단은 200억 원의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집행하는 등 지역문화정책을 총괄하는 막중한 기관이다. 그럼에도 충북도는 문화재단 구성원의 인사 검증을 소홀히 한 면이 없지 않다.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편파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지는가 하면 온갖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라지만 철저히 스크린을 했어야 옳았다. 그랬더라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피했을지도 모른다.

논란의 강 대표이사는 대전 D고를 2학년 때 중퇴했다. 그러나 그는 D고를 졸업한 양 속이고 지난 수십 년간을 지역에서 행세해 왔다. 1979년 청주상공회의소에 취업할 당시 D고 졸업의 자필이력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지난달 초 문화재단 대표이사로 내정할 때 충북도는 그의 약력을 1964년 대전 D고졸로 기재했다가 이후에는 아예 학력란을 삭제했다. 이러니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지 의문 하는 것 아닌가.

강 대표이사는 최근까지도 학력 위조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도덕성을 가장 큰 덕목으로 여기는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다. 민선 4기 김양희 전 보건복지국장의 논문 학위 의혹을 제기해 낙마시키는데 일정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허물은 덮어둔 채 남의 허물은 꼬집는 행태는 이율배반의 한 단면이다. 반성을 할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속칭 신정아 학력위조 사태 때 유명인들이 줄줄이 고해성사하는 모습을 그도 지켜봤을 것이다.

문화재단 대표이사 자리라고 해서 꼭 대학을 나오고 박사 학위를 가져야 한다는 학벌 시대는 지났다. 경력과 능력만 있으면 학력은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본다. 우리가 지적하고자 하는 건 공직자의 도덕성이다. 애초에 학력을 소상히 밝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봉합은 충북도의 몫이다. 문화재단의 미래를 위해 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