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이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 향후 행보에 대한 모든 방향타를 TF(태스크 포스)에 의지키로 한 것은 너무 위험한 선택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구단의 핵심 구성원인 팀장급 이상 직원들의 사직서를 받아놓은 상태에서 구단 내 사정은 물론 선수 각자의 성향을 모르는 TF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단에 대한 팬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구단 내 내홍만 키울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TF 구성 실효성 있나

염홍철 시장은 최근 시티즌 행보에 대해 “앞으로 TF에서 마련하는 쇄신안을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만큼 TF의 결정 내용은 구단 전체의 미래가 좌우될 만큼 막중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구성된 TF 구성원은 이사 1명, 감사 1명, 시청 관계공무원 1명, 지방언론사 1명, 지역축구 전문가 1명, 서포터즈 1명, 구단직원 1명 등 모두 7명이다.

이들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면밀히 파악하고 구단발전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지난 30일 구성됐다.

문제는 구단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외부인들이 실질적인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특히 구단 사정상 혼란을 틈타 자리싸움 등 또 다른 혼란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축구전문가는 “TF 구성에 대한 부작용을 유의해야 한다”며 “활동전반에 대한 내용들을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급하게 구성된 TF, 이사 전원 사직서 제출은 거짓말

시티즌은 큰 맥락의 두 가지 해결안을 제시하고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대표이사 및 이사 전원, 팀장급 이상 직원의 일괄 사직서 제출을 선택했고, TF 구성으로 쇄신안 마련에 올인 하자는 것이 그 맥락이다.

그러나 한 체육계 인사는 “일괄 사직서 제출 결정이 이미 구단 내부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데다, TF 구성까지 성급하게 결정돼 이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서둘러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말고 차근차근 되짚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TF 구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사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 A 이사는 “내부 이사들은 구단문제에 대해 최종적으로 수습을 해야하는 데도 무책임하게 TF 구성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구단 사정을 모르는 TF 구성원들이 과연 무슨일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사 전원 일괄사퇴에 대해서는 “TF 구성 긴급대책회에 참석한 바도 없고 사직서를 제출한 바도 없다”며 “이사 전원 일괄사직서 제출은 억지”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2명의 이사 역시 사직서 제출에 동의했는지는 몰라도 직접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고백했다.

한편, 31일 오후 시티즌 TF는 첫 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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