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주변의 담배 연기가 옷에 배일 경우 자녀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3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흡연의 위해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제24회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전문가들은 담배 연기의 잔재로 야기되는 '3차 흡연'의 폐해를 경고하고 있다.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정진규 교수는 "세포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발현으로 인한 폐암 유발 과정을 보면 니코틴에 적게 노출되더라도 그 양과는 상관없이 위험도는 똑같다"고 밝혔다. 담배를 직접 피우는 흡연자나 간접흡연에 노출된 경우 옷 등에 묻어있는 담배연기로 인한 3차 흡연까지 니코틴 등 발암물질로 인한 유해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소아과전문의인 미국 위니코프 박사는 지난 2009년 1월 '소아과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담배연기가 옷과 의자, 카펫의 유해물질과 결합하면 며칠이 지나도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어린이에게는 더욱 해로울 수 있다며 3차 흡연의 폐해를 경고했다.

담배 연기 속에는 250여종의 유해물질이 들어 있어 아무리 적은 양에 노출되더라도 해롭기 때문에 3차 흡연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1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옷 등의 섬유소에 붙어 있던 니코틴이 공기 중의 아질산과 반응해 암을 유발하는 니트로자민(Nitrosamine)을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버클레이 국립연구소의 유고 데스타일랏츠 박사도 담배에서 원래 발생되는 물질이 아니라 흡연 후에 옷 등에 배인 잔류물과 실내의 유해물질이 결합해 암을 유발하는 새로운 오염물질이 생성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국립암센터가 3차 흡연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흡연자인 아버지가 실외에서 담배를 피우더라도 부인과 12세 이하 자녀의 모발 속 니코틴 농도가 비흡연자 가정에 비해 두 배 가량 높게 나온 것이다. 특히 흡연자 가정의 만 6세 이하 영유아는 모발 니코틴 농도가 비흡연자 가정에 비해 네 배나 높았다.

충남대병원 정진규 교수는 "간접흡연과 3차 흡연에 아무리 적게 노출돼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며 "특히 유아나 어린이는 성인보다 3차 흡연으로 인한 유해물질로 피해를 볼 확률이 더욱 높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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