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사는 주부 김 모(35) 씨는 요즘 밤만 되면 신경이 곤두선다.

어린 딸이 모기에 물릴까 초저녁부터 모기약을 뿌리며 난리를 피우지만 밤만 되면 쉼 없이 물어대는 모기를 잡느라 밤잠을 설치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초여름도 아닌데 벌써부터 모기가 극성을 부린다”며 “6월이나 돼야 모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한 달 반 정도는 빨리 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휠씬 이른 모기 출현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상고온 현상으로 모기 번식시기가 앞당겨지면서 때이른 ‘모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30일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연기, 논산, 당진 등 도내 3곳에 설치된 모기 채집용 유문등 확인결과 채집 지점별 모기 출현 시기는 지난해보다 평균 2~3일 가량, 개체 수는 3~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군 금남면 대방리 축사에 설치한 유문등의 경우 채집 시작 직후인 4월 3일 첫 모기가 발견됐으나 지난해 같은 지점에선 4월 5일경 처음 채집됐다. 논산지역(광석면)도 지난해 5월 1일 처음으로 모기가 발견됐지만 올해에는 4월 30일에 첫 모기가 확인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출현 시기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같은 시기 발견 개체 수에선 크게 다른 결과를 보였다.

지난해 5월 24일 기준 연기지역 유문등에선 170마리의 모기가 채집된 데 반해 올해 같은 날은 3배가 넘는 570마리가 발견됐다.

논산지역(광석면) 역시 지난해 23일 27마리에서 올해 64마리로 2배가 넘는 모기가 채집됐다.

또 지난달 말과 이달 들어 부산과 제주, 경남지역에서 일본뇌염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첫 발견돼 전국에 일본뇌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다만 대전과 충남지역에선 아직 발견사례가 접수되지 않았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모기는 습하고 더운 날이 지속되면 급격히 번식을 하고 개체수 역시 크게 늘어난다”면서 “봄철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매년 모기 출현 시기가 앞당겨지고 발견 개체 수 역시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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