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의 유가 할인 행사 시작 50여 일 만에 약속했던 100원 인하 폭이 현실화되고 있다.

운전자들은 일단 유가 인하가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한숨을 돌리면서도 실질적인 100원 인하는 한 달여에 그칠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행사가 끝남과 동시에 유가가 정상가로 돌아설 경우 닥칠지 모르는 유가 폭탄에 대한 우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SK할인을 반영한 전국평균가격은 휘발유가 ℓ당 1882.63원, 경유는 1702.99원으로 정유사 공급가 인하 이전(지난 4월 6일)보다 각각 88.2원, 98.6원 낮아졌다.

대전지역만 놓고 볼 경우 그 할인폭은 줄어든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대전지역 유가는 휘발유가 ℓ당 1916.40원, 경유는 1731.90원으로 행사 시작 전날인 지난 4월 6일보다 각각 63.04원, 70.27원 낮아지는 데 그쳤다. 여전히 100원 할인에는 못 미치는 수치지만 지역 내 150여 개의 주유소들이 이미 ℓ당 1825~1890원대의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어 이제서야 유가할인을 체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운전자들의 반응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할인행사가 끝나는 오는 7월 7일의 유가에 대한 걱정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00원 할인 구호가 현실화되는 데 50일 이상이 소요된 것과는 달리 행사가 종료되자마자 주유소들이 앞다퉈 가격을 크게 올릴 것이라는 것.

일반적으로 가격 인하는 ‘찔끔’ 해놓고 인상 시 ‘대폭’ 가격을 올리던 정유사와 주유소들의 전례가 거론되며 운전자들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직장인 김 모(33) 씨는 “실제 유가 할인을 시작한 뒤 인하는 하루에 ℓ당 1~2원 내외에 불과했지만 한참 유가가 뛸 때는 하루 5~10원씩 올랐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런 전례로 볼 때 오는 7월 할인행사가 종료되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 이상으로 모두 오르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유소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가 점차 안정세를 찾고 있는 만큼 할인행사가 끝나더라도 현재 가격보다 큰 폭으로 뛰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이달 초까지 배럴당 110~120달러 사이를 오가던 국제유가는 현재 10달러 가까이 떨어진 배럴당 100~11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 빈 라덴 사망 이후 국제원유 가격이 하향세로 전환함에 따라 국내 기름값이 점차 하향세를 타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며 "만일 리비아 사태 등 중동의 정정불안이 안정을 찾을 경우 유가 하락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오는 7월경에는 큰 악재가 없는 한 큰 폭의 가격 인상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