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학교로 찾아온 학부모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 폭행사건으로 지역교육계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26일 충남도교육청·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충남 공주 모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 이 학교 학부모 A씨가 들이닥쳐 수업 중인 B교사를 주먹 등으로 수차례 폭행했다.
A씨가 이 같은 행동을 저지른 것은 ‘B교사가 자신의 아들을 체벌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목격한 교사와 학생들은 “학부모 A씨는 4층 교실에 있던 B교사를 1층 교무실까지 머리채를 잡고 끌고오면서 주먹으로 수차례 얼굴을 때렸다"면서 “게다가 폭행을 제지하던 다른 교사의 뺨을 때리고 교무실 의자를 집어 던지는 등 난동을 피웠다"고 밝혔다.
◆끝없는 교권 추락
교권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어느새부터 ‘학교폭력’이란 말에 대해 학생들사이 폭력이 아닌 자신들에게 닥친 학생 및 학부모들의 폭력이라고까지 표현할 정도다. 그러나 폭언 및 폭행을 당해도 상당수 교사들은 스승이라는 입장과 수치심에 입을 다물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 모 교사는 “학부모는 물론 학생들이 무서울 정도”라며 “일부 여교사들은 문제 학생들을 피하기까지 하는 게 현실이다. 폭언을 당해도 못들은 척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교사에 대한 학부모 폭행은 자녀가 꾸지람을 들었거나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했을 때, 자녀의 말만 믿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일선교사들은 설명한다.
이에 대해 일선 교사들은 “물론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꾸지람을 하는 교사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자긍심을 갖고 교육활동에 임하고 있다”며 “요즘 학부모들은 아이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너무커 교권은 사라진지 오래”라고 말했다.
◆일선교사, 소극적으로 학생 지도 할 수 밖에 없어
“열심히 지도하면 뭐해요. 학부모 극성에 학생들이 기분 나빠하면 폭행교사가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들의 어깨는 해를 거듭할수록 쳐져가고 있다.
학생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교단에만 서면 위축되기 일쑤라는 것이 교사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적극적인 훈계조치가 학생 및 학부모들의 반감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항시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 서구 모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을 꾸지람 하기전 학부모들의 성품까지 따져보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신의 아이가 교사에게 혼났다고 하면 곧바로 교장을 찾아오는 학부모도 있다”고 말했다.
◆교사 폭력사건 막을 방법 없나
26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이 상담한 초·중·고교의 '교권침해' 사례는 대전 5건, 충남 10건 등이 접수됐다.
더욱이 체벌이 제한된 이후 교권침해 사례는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은 이 조사결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상당수 교사가 폭언을 듣거나 심지어 폭행을 당해도 쉬쉬하며 넘어가고 때문이다.
문제는 교사에 대한 폭력 사건을 예방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교육관련 전문가들은 교육당국이 학생인권을 존중하는 만큼 교권보호에 대한 구체적인 관련 메뉴얼을 구축하는 등 교사들의 인권에도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지적한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 및 교사에 대한 불신을 깨고 가정에서부터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시켜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부모들의 자녀 과잉보호나 학교와의 소통부재로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 같다. 이번 폭행사건을 계기로 교권침해에 대한 대책마련은 물론 학부모들과의 소통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