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대 학생이 세부 어학센터(CDU ESL CENTER)에서 필리핀 강사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충북대 제공  
 

필리핀 세부의 어학센터(CDU ESL CENTER)에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필리핀 학생들의 노래가 한창이다. 충북대 학생들이 어학센터 소속 강사들과 직원들에게 매일 저녁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리더십프로그램인 'GLP(Global Leadership Program)'을 통해 어학센터에서 연수중인 충북대 학생들은 이곳에 '한국어 학당'을 개설했다.

GLP란 해외 교환학생 파견 프로그램으로 해외 자매결연 대학 등에 학생을 파견하는 일종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충북대는 지난 2월 필리핀 세부에 위치한 의학종합대학교인 CDU(Cebu Doctors' University)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들은 하루 7시간의 빡빡한 영어 수업을 마친 후, 매일 저녁 1시간씩 짬을 내 해당 어학센터의 영어강사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의를 진행한다. 이 시간이면 선생님과 학생의 위치가 바뀌는 셈. 총 14명의 충북대 학생들은 두 명씩 팀을 짜고 각각 6~7명의 필리핀 학생들을 가르친다.

필리핀 학생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 보통 한국 학생들이 영어를 배울 때, 소극적인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칠판에 적힌 한글을 읽을 때, 큰 소리로 따라 읽는 것은 물론 단어 하나만 알려줘도 금방 따라 한다.

한국어학당의 강사인 최철호(충북대 체육학과)군은 "영어로 한국말을 가르치는 게 쉽지만은 않다"면서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학생들이 오히려 적당한 영어표현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학생 중 한 사람인 영어 강사 니나(Nina)는 "모든 것에 만족한다.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이 마음에 든다"며 "우리 선생님은 똑똑하고, 재미있고 모든 것을 다 갖춘 만능(All in one)"이라고 칭찬했다.

한국어 학당이 개설된 지 이제 겨우 3주. 그렇지만 이들 필리핀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은 생각보다 뛰어나다. 자신의 이름과 간단한 소개를 한국말로 유창히 하는 것은 물론, "나는 정말 귀여워, 나는 할 수 있다" 등의 표현을 구사할 정도다.

CDU ESL CENTER 어재호 총괄매니저는 "학생과 직원 모두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이번 한국어 봉사활동 지원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충북대 학생들의 봉사활동은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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