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우 경매가격 하락으로 축산농가의 수취가격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사료값 인상과 한우판매 부진으로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구제역 이후 미뤄왔던 도축물량이 밀려들고 있는 데다 유통가격은 전혀 낮아지지 않고 있어 이같은 농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4일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한우 지육경락가격은 ㎏당 1만 1377원으로, 전년 동월 1만 6483원에 비해 31% 하락했다.
농가수취가격 역시 한우 600㎏당 407만 5000원으로, 전년 동월 590만 4000원에 비해 31% 줄어들었다.
이는 축산농이 우시장에서 600㎏ 거세우를 팔 때 1년새 183만 9000원의 소득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
이처럼 소득이 감소하자 최근 축산농민들 사이에서 “애지중지 키웠는데 돈도 안되는 것 그냥 내가 잡아서 안주나 하지”라는 한숨섞인 농담까지 주고받는 실정이다.
이 같은 소득감소에도 불구, 한우 유통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어 여전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 이날 한 대형할인마트에서 한우 채끝은 100g당 4580원, 안심은 100g당 5980원 등 미국산 쇠고기보다 3배 가량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또 지역의 한우전문식당에서는 등심 1인분(200g)을 3만~3만 5000원에 판매하는 등 유통가격은 지난해 구제역 이전 가격과 전혀 변동이 없는 상태다.
이처럼 높은 가격으로 인해 한우는 현재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미국산, 호주산 등 수입 쇠고기에 소비자들을 빼앗기고 있어 위상마저 위협받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료값이 올 들어서만 1300원(12%) 가량 상승해 축산농가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날 현재 25㎏들이 사료 1포의 가격은 1만 60~1만 4040원으로 농민들의 심리적 한계선이던 1만 원을 이미 웃돌고 있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30개월령 거세우 1마리를 키우는 데 180포의 사료가 든다는 축산농민들의 설명을 감안할 때 축산농들의 사료비 부담은 1마리당 연 240만~300만 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으로 인해 출하를 하지 못하면서 사료값이 지난해보다 30~40% 증가했다는 게 축산농가의 한목소리다.
여기에 내달 초 사료값이 6~7% 가량 더 상승할 것으로 알려져 축산농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축산경제가 악화되자 지역 한우 농가들은 정부의 한우가격 안정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백석환 한국농업경영인대전시연합회장은 “무엇보다 현재 공급물량 소진이 급선무다 보니 한우 소비촉진 행사 개최 등의 정부 대안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사료가격 인하 및 대형 급식 수요체에 저렴한 가격으로 한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