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이전에 맞춰 장항선 전 구간의 완전 복선전철화를 기대했던 충남도의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아직 복선화 공사에 착수도 못한 구간을 복선으로 개량하기 위해 수립한 예산이 국회 예결위를 통과하지 못해 좌초된 것.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장항선 중 아직 개량에 착수하지 못한 △신성~주포 20.4㎞와 △남포~간치 13.7㎞ 등 2개 구간 34.1㎞에 대한 개량을 위해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비 50억 원을 요청했지만 해당 상임위인 국토해양위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에 따라 이들 2개 노선에 대한 개량은 착수도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80년 넘게 최초 가설 당시의 불량선형 상태로 운행되다 12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12월 15일 선형개량을 마치고 개통식을 가진 장항선은 전체 126㎞ 중 34㎞를 개량하지 못해 전국 간선철도 가운데 가장 낙후된 철도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전 구간 중 1/4가량이 단선상태로 남아 있어 차량교행이 불가능한 데다 전철화 기반시설도 전혀 갖춰지지 않아 선로이용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있는 것이 장항선의 현 주소다.

실제로 장항선은 12년간의 공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차가 단선 운행되고 있어 천안부터 익산까지 구간 중 상·하행선 교행을 위해 3차례 정도를 역에서 대기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그래서 운행시간 단축효과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철도공단은 오는 2011년까지 설계를 미치고 2015년 충남도청 이전에 맞춰 전 구간에 대한 전철복선화 공사를 마친다는 일정을 마련했지만 이번에 예산 반영이 안 돼 실현이 불가능하게 됐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국내 5대 간선 철도 중 하나인 장항선은 12년의 공사 끝에 개량공사가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복선전철화가 실현되지 않고 있어 최대한 빨리 미개량 구간에 대한 개량공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장항선 추가 개량사업은 경제성과 지역균형 발전성 등 다면평가를 통해 사업 착수가 가능한 0.572(0.5 이상이면 사업 착수 가능) 점수를 받고도 예산을 반영받지 못해 더욱 큰 아쉬움을 안겼다.

이번 예산반영 무산 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역의 정치력 부재를 질책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도운 기자 oja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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