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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대와 공주대, 공주교대 등 대전과 충남지역 3개 국립대학의 통합이 무산됐다. 송용호 충남대 총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20일 대전 유성구 스파피아 호텔에서 열린 제8차 통합추진위원회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 ||
충남대가 공주대·공주교대와 추진했던 국립대 통합작업이 무산되면서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교육당국이 역점을 두고 있는 국립대 구조개혁에 발맞춰 드라이브를 걸었던 대학 간 통합이 불발되면서 법인화 전환 등 일련의 개혁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통합 무산에 따른 책임공방이 전개되면서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송용호 총장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하반기로 예정된 차기 총장 선거 모드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법인화 전환 등 국립대 구조개혁 추진 물 건너가
대학 간 통·폐합과 법인화 전환은 교육당국이 추진했던 국립대 구조개혁의 핵심적인 정책이다.
교육당국이 충남대 등 대전·충남지역 3개 국립대 통합작업을 적극 유도한 것도 입학정원 감축을 통해 향후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미충원 현상에 대비하자는 장기적인 포석이었다.
또 통합이 성사되면 학내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어 대학 별로 기능을 재조정해 결국에는 법인화 전환을 위한 기반까지 마련할 수 있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충남대가 대학 간 입장차 조율과 내부 반발 등으로 통합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가 법인화 추진 논의를 재시동 걸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충남대 송 총장도 지난 18일 담화문을 통해 "남아 있는 임기 중에 법인화 추진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법인화 전환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통합작업 무산에 따른 책임공방전 예상
통합작업을 주도했던 3개 대학 수뇌부는 적지 않은 책임론 공방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대의 경우 교수와 직원 등 내부적으로 대학 간 통합에 반대기류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에서 대학발전과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통합작업을 추진했다.
결국 교수회의 강력 반발과 직원들의 간접적인 반대에 총동창회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입장이 많았던 통합작업은 대학 간 합의점 도출 실패로 물거품이 됐다. 이에 따라 교수회 등은 대학본부를 겨냥, 책임소재를 따지는 등 공세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학본부도 교수회에 대해 장기적인 학교 발전은 도외시한 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 것이 아니냐는 서운함을 갖고 있어 맞대응에 나설 공산이 크다.
◆차기 총장 선거 모드로 전환 가능성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송 총장은 통합작업 무산으로 남은 기간 동안 새로운 정책 추진에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게 됐다.
일각에서는 송 총장의 레임덕이 가속화되면서 학교 전체가 오는 10~11월로 예정된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한 선거 분위기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송 총장은 통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차기 총장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통합과 법인화 전환과는 무관하다는 점까지 역설하며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무위로 끝났기 때문이다.
교내에서는 그 동안 물밑에서 선거 준비를 해오던 차기 총장 후보군들이 본격적으로 지지세 확산에 나서는 등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