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의 한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야간 집회 중이던 노조원들에게 승용차가 돌진 1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19일 오전 1시 20분경 충남 아산시 둔포면의 자동차부품 생산 공장 앞 도로에서 집회 중인 노조원들을 향해 카니발 승용차가 돌진했다.
이 사고로 노조원 A(45) 씨 등 5명이 얼굴과 목뼈 골절 등의 중상을 B(36) 씨 등 8명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를 조사한 경찰과 당시 현장에 있었던 민주노총 충남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업체 노조원들은 사측을 상대로 주간연속 2교대제와 완전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정했고, 사측도 전날 오후 8시를 기해 직장 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사고 당일 노조원 200여 명은 사측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 40명과 공장 관리직원을 공장 밖으로 내보내고 집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까지 집회를 이어가던 노조원들은 공장 주변을 서성이던 용역업체 직원을 발견, 이들에게 현장을 떠나줄 것으로 요구했다.
또 노조원 100여 명은 또 다른 용역업체 직원을 찾기 위해 공장 주변을 순찰하던 중 이들을 향해 갑자기 카니발 승용차가 돌진하면서 도로와 인도에 있던 노조원 13명이 상해를 입었다.
사고 후 승용차는 노조원들을 피해 그대로 달아났으며 이 차량은 사고현장에서 3㎞ 가량 떨어진 모 공장 앞 도로에서 발견됐으나 운전자는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량 조회를 통해 소유자가 다른 대포차량을 확인했으며 감식을 벌여 내부에서 지문 등을 채취, 정밀분석 중이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조원 100여 명이 집회를 감시하는 용역업체 직원들을 찾아 나섰는데 갑자기 전조등도 켜지 않은 카니발 차량이 노조원들을 향해 시속 80㎞ 이상의 속도로 달려들었다”며 “이후 노조원들이 3㎞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차량 안에서 용역업체 명함을 찾았으며 경찰에게 건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법적인 파업현장에 나타나 차량으로 조합원들을 친 살인미수범을 검거하고 명백히 살인교사를 한 책임자를 구속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 노조원과 경비업체 직원 등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단순 사고인지, 고의성이 있는지, 사측이 개입했는지 여부 등은 진술을 받아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