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인 고 백남준 작가의 작품 ‘프랙탈 거북선’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가운데 전용 전시장의 건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시립미술관 중앙홀에 있는 프랙탈 거북선은 공간 협소로 작품의 일부는 설치되지도 못한데다, 오는 9월부터 예정된 전시관 리모델링 공사장 한 가운데 방치될 운명이다.
이에 대해 지역 미대 교수들은 “백남준 작가는 국제적 명성과 더불어 한국 현대미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가리키기도 한다”며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은 그의 작품이 홀대받고 있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개탄했다.
지역 미술계에서는 고 백남준 작가의 권위와 위상을 내세울 공간으로 대전시립미술관 인근 잔디광장을 비롯해 중구 은행동과 대흥동을 잇는 전광판 아케이드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대전시는 예산 문제 등으로 이를 번번이 무시해 지역 미술계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복지부동인 상태다.
지역 미술계의 한 인사는 “대전시의 안일한 태도로 세계적 작품이 방치되고 있어 조속히 이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작품의 특수성을 고려해 야간에도 관람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곳으로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전시립미술관 관계자는 “광역·지역발전 특별회계 예산으로 프랙탈 거북선 전시관 조성 예산안이 통과되면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전시관 위치에 대한 여론수렴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현재 프랙탈 거북선의 위치를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 사이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