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벨트 거점지구 입지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단지) 내 신동·둔곡 지구가 최종 선정된 16일 대전시 유성구 신동 마을주민들이 환영현수막을 내건 뒤 마을회관으로 향하고 있다. 정재훈기자 jprime@cctoday.co.kr  
 

“전국 각 자치단체가 치열한 유치전쟁을 벌인 대규모 국책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는 사실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16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확정된 대전시 유성구 신동지구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환영의사를 밝히면서도 벌써부터 이주대책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신동1통 마을은 총 94가구, 200여 명이 거주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버스정거장 하나만 지나면 세종시 건설이 한창인 연기군에 맞닿아 있는 작은 시골마을은 과학벨트 입지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이른 아침부터 들썩였다.

주민들은 일손이 바쁜 농번기임에도 불구하고 오전부터 마을회관에 삼삼오오 모여 텔레비전을 지켜보는 등 과학벨트의 입지선정 발표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윽고 과학벨트 입지가 대덕특구로 확정되자 주민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는 등 전반적으로 과학벨트 대덕특구 입지를 크게 환영했다.

강석찬(59) 신동1통장은 “주민들의 대다수는 환영 분위기이다”라면서 “5년 전부터 (신동지구는) 대덕특구 2차개발 예정지, 첨단의료복합단지 후보지 등으로 선정됐지만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주민들의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회고했다.

신동에서 태어난 후 평생을 살아온 강석윤(71) 씨는 “농자재와 농기계 가격은 오르고 쌀값은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농사를 지어봤자 빚만 늘어나고 있다”면서 “(과학벨트 입지로 인해) 향후 생활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은 소망을 피력했다.

김기속(58·여) 씨 또한 “주민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하루빨리 사업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대단위 국책사업이 들어선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학벨트 입지로 인한 ‘장밋빛 청사진’의 이면에는 원주민 이주대책에 관한 우려와 근심도 엄존했다.

내년부터 공사가 진행되면 당장 수십 년 살아온 고향을 떠나야하기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나명용(39) 씨는 “신동마을 주민의 70~80%에 달하는 어르신들은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야하는 서글픔과 이에 따른 두려움도 있다”면서 “연령대에 따라 과학벨트 입지를 바라보는 시각차도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씨는 이어 “대덕특구 2단계 개발사업 예정지로 지정된 당시에는 인근에 원주민들의 이주택지가 마련돼 있었다”며 “과학벨트 조성에 따라 원주민 이주정책의 방향이 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