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스무살된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저런 비싼 선물을 주고받는지 모르겠네요.”

일부 20대 대학생들이 고가의 성년의 날 선물을 주고 받는 풍토가 확산되는 추세여서 기념일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성년의 날을 맞은 16일 대전의 한 백화점에는 자녀 및 친구, 후배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인파가 몰렸다.

이날 대학 새내기인 최모(22) 씨는 올해 성년이 된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로 향수를 택했다.

고급 브랜드 상품인 이 향수는 10만 원을 훌쩍 넘어서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최 씨는 “곧 군에 가게 되는데 그 전에 여자친구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선물을 하고 싶었다”라며 “아르바이트를 통해 선물값을 마련했는데 이 정도 선물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임모(20) 씨는 여자친구에게 줄 20만 원 상당의 지갑을 선물로 마련했다고 전했다.

임 씨는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성년의 날 선물로 비싼 옷을 사줘 보답으로 지갑을 샀다”라며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는 틀림없지만 받은 만큼은 해 줘야 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용돈을 털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고가의 선물들의 판매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는 게 백화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역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성년의 날이 가정의 달인 5월에 들어있어 성년의 날 선물 매출을 정확한 수치로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매년 대학생 층의 구입이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라며 “물론 대부분의 대학생 고객들은 저렴한 상품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며 노력하지만 일부 고객들은 고가의 상품을 망설임 없이 구입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기성세대들은 젊은 층의 성년의 날 고가 선물을 구입하는 행태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백화점을 찾은 직장인 김모(44) 씨는 “오래 직장생활을 한 나도 높은 가격의 상품을 사려면 몇 번을 망설이다 포기하게 되는데 대학생들이 아무렇지 않게 신용카드를 내미는 모습에 놀라울 따름”이라며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성년의 날이 상업적으로 변해 경제적 부담만 더 커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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