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이 이회창 대표의 사퇴를 계기로 대대적인 당 쇄신 천명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부심하고 있다.

선진당은 12일 현 최고위원회 체제를 유지하면서 당 비상대책기구의 기능을 겸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최고위 해체에 대한 당 내 반발이 있는데 다, 현직 의원이 16명에 불과해 비대위를 꾸린다고 해도 현재의 최고위 인적 구성과 별반 달라질 것이 없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쇄신작업을 전담할 특별대책기구를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권선택 원내대표는 “특별기구는 당 미래개혁특위의 개혁안을 포함해 외연 확대, 당 분위기 쇄신, 공천 개혁, 인재영입 등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이 기구를 통해 변화를 촉진하고 정책노선이나 이념 문제에도 시대 분위기에 맞고 차별적인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선진당이 그동안 추진하던 정책·이념에 대한 변화를 예고한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당은 지금까지 대북 강경 태도를 유지해 왔다. 남북 대치상황에서의 도발이나 냉전에 대비해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유화책도 필요하다”라며 “민족을 돕는다는 차원에서 대북 지원을 하거나 도와주는 것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추진동력 역할을 할 만한 인물을 영입하기도 만만찮아 보인다.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와 무소속 이인제 의원 등이 영입 1순위에 올라 있지만, 협의가 순탄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이 전 대표가 사퇴 선언 전날인 지난 8일 심 대표를 만나 “다시 함께 정치를 하자”는 취지로 제안을 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대표는 또 지난 11일 대전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정치 통합이 사적 이해관계에서 이뤄지면 그건 야합”이라며 “단순히 지역 내 소통합이 아닌 보다 큰 틀의 통합 주도 세력을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 중심의 정치해야 한다”고 말해 선진당과의 합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권 원내 대표는 “심 대표와는 공식적으로 접촉을 안 하고 있다. 심 대표도 (입당을 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시간을 갖고 선진당과의 공통분모를 찾는 노력하겠다”라며 “선진당이 이 만큼 성의를 보이고 있는데 심 대표도 나 몰라라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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