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강타한 쇄신 바람이 충청권에도 세차게 불고 있다.
‘변화와 쇄신’을 선도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거대 여야 정당과 이들 정당의 기반인 영호남의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을 찾으려는 충청 정치권의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11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선 ‘충청, 새로운 정치 주역 될 수 있는가’란 주제의 원탁토론회가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의 주최로 열렸다.
토론회에는 발제자인 고성국 박사(정치평론가)를 비롯해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 무소속 이인제 의원, 한나라당 정우택 전 충북지사,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이 정당·정파·정치 색깔을 배제한 채 ‘충청’이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과 ‘새로운 정치 구조와 정당’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보였다는 부분에서 향후 충청 중심의 정치적 공간이 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충청인물 부재론이 나오는데, 반박하고 싶다. 개별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지역패권에 휘둘리다 보니 보석 같은 분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라며 “새로운 정치에 충청지역 출신이 주역에 나설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 자리가 단초가 될 것”이라고 토론회 의미를 설명했다.
심대평 대표는 “정치 통합이 사적 이해관계에서 이뤄지면 그건 야합이다. 충청 정치 통합은 기존 틀을 벗어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충청의 정치세력이 새 정치 가치를 갖고 정국을 이끄는 중심에 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청권 대통합론’을 폈다.
이태복 전 장관은 “선진당은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치행태를 비판하면서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며 “환골탈태해야 한다.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시대착오적인 공천과 선거 형태를 또다시 반복한다면 전혀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우택 전 지사는 “여권 발 쇄신풍이 실패하면 충청발 정계 개편풍이 강해질 것이지만, 성공한다면 미약해질 것”이라며 “충청의 역할과 과제는 (충청통합을 한다고 해도) 유력 대선 주자를 낼 수 있느냐, 아니면 차기 정권 창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제 의원은 “새로운 정치세력은 지역 패권구도로부터 소외되거나 억압받는 국민들의 마음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하고, 국민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민족통일, 실업률, 저출산·노령화 등 절박한 문제를 미래지향적·창조적으로 풀어가면 국민의 열망대로 새로운 변화가 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이 지적한 기존 정당의 한계와 지역패권주의, 1인 중심 정당의 폐해를 뛰어넘어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어, 이를 극복하고 어떤 형태의 정치결합으로 풀어낼지 주목되고 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