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청주 하나로클럽을 찾은 시민들이 과자가격을 보면서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올 하반기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던 서민물가가 정부의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과 맞물리면서 서민들의 주름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에 과자를 비롯한 가공식품 가격 상승까지 연쇄적으로 이뤄지면서 서민 가계의 물가 부담은 날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한 차례 공공요금 인상에 추가 인상 예고까지

11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은 전기요금 장기 로드맵을 내놓고,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를 오는 7월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란 전기 생산에 필요한 기름이나 유연탄 등의 원료 값이 오르면 전기요금도 함께 올리는 제도로, 현재 전기요금은 원가의 90% 수준이다.

그동안 연료비 인상과는 무관하게 100원짜리 전기를 90원에 팔았다고 가정했을 때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되는 7월부터는 연료비에 따른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전력은 연료비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더라도 최대 조정 폭은 연료비의 50%를 넘을 수 없도록 제한을 뒀다.

이와 함께 정유사의 공급가격 할인으로 한풀 꺾였던 기름 값도 8월부터는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여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공사 주유소 가격 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0일 충북지역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의 경우 ℓ당 1945원대로 정유사 할인이 있기 전인 지난달 6일보다 23원 떨어진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할인 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앞서 지방 공공요금의 경우 이미 지난 1일부터 한 차례 인상이 이뤄졌다.

충청에너지서비스에 따르면 이달부터 평균 도시가스 요금이 4.8% 오르면서 도내 소매요금은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평균 1100원 가량의 추가 부담을 해야 한다.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4.9%, 산업용은 7.1%, 음식·숙박업 등에서 쓰는 일반용은 4.5%올랐다. 또 국제 원유가 상승에 따른 청주지역 시내버스 요금도 올 1월부터 12.5% 오른 일반요금 1150원, 중고생 900원, 초등생 550원으로 인상됐다.

◆과자류 등 가공식품 연쇄 인상

지난 3월 원재료인 설탕에 이어 지난달 밀가루 값까지 오르자 음료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잇따라 인상됐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롯데제과와 오리온, 크라운해태제과 등 주요 제과업체들이 과자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각 업체의 평균 가격 인상률은 8~9%대로, 대표적인 인기 제품 가격은 10% 이상, 크게는 25%까지 가격을 올린 곳도 있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이제 아이들 군것질거리에서 반찬용 가공식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 초 가격이 올랐던 두부 값이 다시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부 시장 점유율 1위인 풀무원은 두부와 콩나물 등 소매점용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식재료 가격은 일부 인상됐다. CJ제일제당 백설유 콩기름 제품 가격은 평균 8.5%, 튀김유 제품 가격은 평균 6.8% 올랐다. 게다가 올 하반기에는 맥주와 소주의 주류 가격 인상 등 가공식품 물가 상승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이트맥주 청주지점 관계자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반기 가격인상에 대한 본사의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된 바 없으며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5% 내외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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